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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단독] 기아, 美 '파워윈도 결함' 집단소송 합의…옵티마·스포티지 수리비 보상

이창원 기자 2026-09-10 11:50:00

美법원 예비승인…2016~2017년형 옵티마·2017년형 스포티지 대상

수리비 건당 최대 400달러·차량 1대당 최대 4회…11월23일까지 청구

원고 "레귤레이터 드럼·기어 파손" 주장…기아는 결함·법 위반 부인

예비승인 명령 문서. [자료=미국 캘리포니아 중부연방법원]

[경제일보] 기아가 미국에서 일부 옵티마와 스포티지 차량의 파워윈도 작동 문제를 둘러싸고 진행돼 온 소비자 집단소송에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법원이 합의안을 예비승인하면서 해당 차량 소유자와 리스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수리비 보상 청구도 시작됐다.

보상 대상 차량은 일부 2016~2017년형 기아 옵티마와 모든 2017년형 스포티지다. 소비자가 파워윈도 레귤레이터를 직접 수리한 경우 주행거리에 따라 수리비의 최대 100%, 건당 최대 400달러를 돌려받을 수 있다. 차량번호(VIN) 한 대를 기준으로 최대 네 차례의 적격 수리까지 보상 대상에 포함된다.

10일 본지가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연방법원이 승인한 공식 합의 안내자료를 확인한 결과, 기아 미국법인(Kia America)은 ‘Le Beau et al. v. Kia America, Inc.’ 집단소송 원고 측과 파워윈도 레귤레이터 관련 합의를 체결했다. 사건번호는 ‘8:22-cv-01545-FWS-JDE’다. 연방법원은 합의안을 예비승인하고 소비자들에게 합의 사실과 청구절차를 통지하도록 허가했다.

이번 소송은 2022년 시작됐다. 원고들은 해당 차량에 장착된 자동식 파워윈도 레귤레이터의 드럼이나 기어가 분리 또는 파손되면서 창문을 올리고 내릴 수 없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공식 합의자료에도 원고 측 주장은 파워윈도 레귤레이터의 드럼·기어가 분리되거나 파손돼 레귤레이터가 작동하지 않고 결국 파워윈도 시스템이 고장 날 수 있다는 내용으로 정리돼 있다. 다만 기아는 이 같은 결함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3만5000마일 미만 100% 보상…주행거리 따라 차등

법원의 예비승인을 받은 합의안은 차량 주행거리에 따라 소비자가 실제 부담한 수리비를 차등 보상하도록 설계됐다.

공식 합의 안내에 따르면 보증기간 이후 파워윈도 레귤레이터 고장으로 소비자가 직접 수리비를 부담한 경우 고장 당시 주행거리가 3만5000마일 미만이면 실제 지급액의 100%, 최대 400달러까지 보상한다.

3만5001~5만5000마일 차량은 수리비의 80%, 최대 320달러다. 5만5001~7만5000마일은 60%·최대 240달러, 7만5001~12만5000마일은 45%·최대 180달러를 보상한다. 12만5001마일을 넘은 차량도 실제 수리비의 40%, 최대 160달러까지 청구할 수 있다.

보상은 한 차량에서 한 번만 가능한 것도 아니다. 공식 합의조건은 적격 파워윈도 레귤레이터 교체에 대해 VIN당 최대 4회까지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소비자가 과거 여러 창문의 레귤레이터를 반복적으로 교체했다면 요건을 충족하는 수리 건별로 보상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현재 대상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소비자는 수리비 환급 대신 기아 딜러에서 사용할 수 있는 40달러 상당 서비스카드를 선택할 수도 있다. 수리비 환급과 서비스카드 모두 영수증 등 합의조건에서 요구하는 증빙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소비자 청구 마감일은 오는 11월 23일이다. 합의 대상에서 빠져 별도로 소송할 권리를 유지하려는 소비자의 제외 신청과 합의안에 대한 이의제기는 각각 10월 23일까지다.

최종 승인 심리는 내년 1월 7일 오전 10시(미 서부시간) 캘리포니아 중부연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법원이 최종 합의를 승인하고 이후 이의제기나 항소 절차까지 마무리돼야 실제 지급이 본격화된다.

합의 대상은 미국 및 워싱턴DC에 거주하면서 지정된 차량을 현재 소유·리스하고 있거나 과거 소유·리스했던 소비자다. 다만 모든 2016~2017년형 옵티마가 자동적으로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옵티마의 경우 합의안에서 정한 특정 VIN 차량만 해당하고, 2017년형 스포티지는 전체가 대상이다. 소비자는 공식 합의 사이트에서 VIN을 입력해 대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합의계약서. [자료=미국 캘리포니아 중부연방법원]
 
4년 끈 소송 합의로…기아 “잘못 인정 의미 아니다”

소송은 루이지애나와 사우스캐롤라이나 등의 차량 소유자들이 2022년 기아 미국법인을 상대로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원고들은 파워윈도 문제로 반복적인 수리비를 부담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초기 소장에서 한 스포티지 소유자는 네 개의 윈도 레귤레이터 수리에 약 2000달러를 썼다고 주장했고, 옵티마 소유자도 레귤레이터 교체 비용을 부담했다고 밝혔다. 원고 측은 기아가 관련 문제를 알고도 충분히 해결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폈다.

이번 합의가 기아의 결함 인정이나 법 위반 확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이 승인한 공식 합의 안내문은 양측이 추가 소송과 재판에 들어갈 비용과 위험을 피하기 위해 합의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동시에 이번 합의가 기아가 법을 위반했거나 잘못을 저질렀다는 의미가 아니며, 법원 역시 어느 쪽이 옳은지 판단하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기아도 원고들이 제기한 결함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현재 법적으로 확인된 것은 양측이 합의에 도달했고 연방법원이 이를 소비자들에게 통지하고 청구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예비승인했다는 단계까지다.

다만 기아가 미국 내 일부 옵티마·스포티지 소유자들을 상대로 과거 파워윈도 레귤레이터 수리비를 직접 보상하는 절차에 들어갔다는 점은 분명하다. 더욱이 단순 보증기간 연장이 아니라 이미 소비자가 지불한 수리비를 주행거리별로 환급하고 한 차량당 최대 네 차례 수리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향후 최종 합의에 따른 실제 비용 부담 규모도 주목된다.

합의는 별도의 고정 총액을 일괄 배분하는 방식보다 소비자가 적격 비용을 증명해 청구하는 ‘claims-made’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에 따라 현재 공개된 합의 사이트만으로는 기아가 최종적으로 부담할 전체 보상액을 산정하기 어렵다. 실제 비용은 대상 차량 가운데 얼마나 많은 소비자가 11월까지 적격 청구서를 제출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량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 품질 관련 집단소송을 어떤 방식으로 관리하느냐도 브랜드 비용의 한 축이 되고 있다”며 “이번 합의 역시 리콜이나 결함 판정과는 성격이 다르지만, 출시 후 상당 기간이 지난 차량의 부품 문제를 둘러싼 소비자 비용까지 제조사가 다시 부담하는 사례라는 점에서 사후 품질관리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했다.

한편, 미 연방법원은 내년 1월 최종 승인 심리에서 합의가 소비자들에게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적절한지를 심사할 예정이다. 최종 승인이 이뤄지면 기아의 미국 옵티마·스포티지 파워윈도 분쟁도 소송 제기 약 4년여 만에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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