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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월가 '엑셀·피치북'까지 파고든다…금융판 챗GPT 출격

선재관 기자 2026-09-11 15:11:39
모건스탠리·에버코어와 설계 리서치부터 재무모델·피치북까지 지원 피치북·LSEG 등 금융 데이터 기본 탑재 데이터 정확성·컴플라이언스는 과제
오픈AI는 10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에 금융기관을 위한 업무용 AI 서비스 '챗GPT 포 파이낸셜 서비스'를 공개했다.[사진=오픈AI 홈페이지 갈무리]

[경제일보] 오픈AI가 투자은행의 리서치부터 엑셀 재무모델과 피치북 작성까지 지원하는 금융권 전용 챗GPT를 내놨다. 범용 챗봇을 넘어 산업별 업무 자체를 AI로 재설계하려는 전략으로, 월가의 반복적인 분석·문서작성 업무를 둘러싼 AI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오픈AI는 10일(현지시간) 금융기관용 AI 서비스 '챗GPT 포 파이낸셜 서비스(ChatGPT for Financial Services)'를 공개했다. 최신 모델 GPT-6 아스트라를 기반으로 모건스탠리와 에버코어가 설계 파트너로 참여했다. 우선 투자은행(IB)과 주식 리서치 업무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 챗GPT와 가장 큰 차이는 금융 데이터가 업무 과정에 직접 들어온다는 점이다. 달루파와 피치북, LSEG 뉴스, 크런치베이스 등의 데이터를 기본으로 제공해 실적 발표와 재무제표, 기업 펀더멘털, 비상장 기업 정보를 검색하고 분석할 수 있다. 분석에 사용된 수치가 어느 표나 문단에서 나왔는지도 확인할 수 있도록 출처 추적 기능을 넣었다.

금융회사가 이미 돈을 내고 쓰는 데이터도 연결한다. 오픈AI는 S&P 캐피털 IQ와 LSEG, MSCI, 다우존스 팩티바, 무디스 등과 계정·접근권한 연동을 추진하고 있다. 데이터사이트와 박스, 프리퀸, 팩트셋, 인탭트 등 50개 이상의 커넥터도 지원한다. 결국 별도 데이터 단말을 단순 대체하기보다는 여러 금융 데이터와 사내 자료를 챗GPT 안에서 묶어 분석부터 결과물 작성까지 이어가는 구조다.

실제 업무 범위도 투자은행 실무에 맞췄다. 기업가치 평가와 차입매수(LBO) 모델링, 인수 후보 기업 선별, 실적 분석을 수행하고 결과를 엑셀·워드·파워포인트로 만들 수 있다. 각 금융회사가 사용하는 재무모델이나 피치북 양식을 관리자 페이지에 등록하면 같은 형식으로 결과물을 생성할 수도 있다.

오픈AI는 아스트라의 금융문서 처리 성능도 강조했다. 미국 재무부 보고서의 복잡한 표와 차트, 주석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아 분석하는 'OfficeQA Pro'에서 69.9%를 기록했다. 이전 GPT-5.6 솔은 60.2%였다. 다만 이는 오픈AI가 제시한 벤치마크 결과로 실제 투자은행 업무에서 동일한 정확도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작은 숫자 오류도 투자 판단이나 고객 자료의 신뢰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오픈AI 역시 금융서비스 약관에서 데이터와 AI 결과물이 부정확하거나 불완전할 수 있고 최신 정보가 아닐 수 있다고 명시했다. 달루파 데이터는 최대 24시간 지연될 수 있으며 일부 미국 주식 시세도 최소 15분 지연된다. 투자 조언이나 매매 추천 서비스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보안 장벽도 높였다. 사내 데이터는 기본적으로 모델 학습에 사용하지 않으며 저장·전송 과정에서 암호화한다. 역할별 접근 통제와 SAML 기반 통합 로그인(SSO), SCIM 계정 관리, 데이터 보존기간 설정을 지원한다. 준법감시 조직은 업무 로그를 추출해 감사나 조사에 사용할 수 있다.

금융 AI 시장 경쟁은 이미 달아오르고 있다. 앤트로픽은 올해 금융분석과 주식 리서치, 사모펀드 등을 겨냥한 금융 AI 도구와 에이전트를 잇달아 내놨다. 금융 특화 AI 업체 로고(Rogo)도 300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4만명 이상의 금융 전문가가 이용한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오픈AI는 현재 이 서비스를 자격을 갖춘 금융기관에 판매하고 있으며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다. 향후 금융 데이터 범위를 넓히고 투자은행과 주식 리서치를 넘어 다른 금융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다.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AI가 보고서를 얼마나 잘 쓰느냐보다 숫자의 출처를 검증하면서 실제 업무시간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가 시장 안착을 가를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