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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美 관세, 완제품까지 확대…삼성·LG, 가전 공급망 시험대

정보운 기자 2026-04-03 09:55:08

철강 함량 기준 25% 부과

제품별 유불리 갈리며 영향 제한적

미국 트럼프 대통령 [사진=AFP 연합뉴스]

[경제일보] 미국이 철강 함량이 높은 가전 완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국내 가전업계의 공급망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관세 산정 방식 변화에 따른 영향을 점검하며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철강·알루미늄·구리 함량이 일정 기준을 넘는 완제품에 대해 제품 가격 기준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에는 금속 함량 비중에 따라 관세를 적용했지만 이번에는 완제품 가격에 일괄적으로 부과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이 같은 변화는 관세 적용 범위를 원자재에서 완제품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단순 소재 규제를 넘어 최종 제품 단계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기업들의 생산·유통 전략에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일률적인 비용 증가로 이어지기보다는 제품별로 영향이 엇갈리는 구조라고 보고 있다. 철강 사용 비중이 높은 제품은 부담이 늘어날 수 있지만 기준 이하 제품은 관세가 면제되면서 오히려 비용 부담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제품 구조와 소재 구성에 따라 유불리가 갈리는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동일한 가전제품이라도 모델별로 철강 비중이 달라 관세 영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미 미국 내 생산거점을 확보해 일부 리스크를 완화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서 세탁기를 생산하고 있고 LG전자는 테네시 공장을 중심으로 북미 물량 대응력을 확대해왔다.

현지 생산 비중 확대는 관세 리스크를 줄이는 핵심 수단으로 꼽힌다. 실제로 미국은 자국 내 생산 제품에 대해서는 관세 부담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들은 생산거점 다변화를 통해 대응하고 있다.

다만 두 회사 모두 북미 수요 전체를 현지 생산으로 충당하는 구조는 아니어서 일부 수출 물량은 여전히 관세 영향권에 놓이게 된다. 이에 따라 생산지 조정이나 물량 재배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기간 내 생산 구조를 전면적으로 바꾸는 대응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장 이전이나 증설에는 시간과 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가격 전략 역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관세 부담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소비자 가격에 전가할 경우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제한적인 인상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계기로 가전업체들의 경쟁 방식이 단순 가격 경쟁에서 공급망과 생산 구조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품 설계 단계에서부터 소재 구성과 생산지 전략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관세뿐 아니라 유가 상승, 물류비 부담, 환율 변동 등 외부 변수까지 겹치면서 수익성 관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북미 비중이 높은 가전사업 특성상 원가 부담이 누적될 경우 마진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생산지 다변화, 원가 절감, 제품 믹스 조정 등을 통해 대응 전략을 다각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글로벌 가전 시장 경쟁이 제품 성능이나 가격을 넘어 공급망 안정성과 생산 유연성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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