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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국정조사특위, 의혹만 남기고 끝낼 것인가

한석진 기자 2026-04-15 07:53:39
국정조사 논의를 위해 국회의장실 향하는 민주당 원내지도부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국정조사는 국회의 가장 강한 조사권 가운데 하나다. 행정부와 권력기관이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사안을 국민 대신 따져 묻고 기록으로 남기는 제도다. 그래서 국정조사가 시작되면 국민은 숨겨진 사실이 드러나고 책임질 사람이 책임지는 결과를 기대한다. 그러나 최근 국회 특위를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하다. 새로운 사실은 좀처럼 나오지 않고 공방만 커진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최근 진행 중인 조작기소 의혹 국정조사특위만 봐도 그렇다. 회의 때마다 자극적인 발언이 이어지고 여야는 상대를 향해 날을 세운다. 핵심 증인은 선서를 거부했고 이를 둘러싼 충돌이 다시 회의를 집어삼켰다. 회의장 밖에서는 별도 기자회견과 맞불 청문회까지 열렸다. 국민이 확인하고 싶은 것은 사실관계인데 화면에 남는 것은 고성과 대치 장면뿐이다.
 

국정조사는 원래 의혹을 부풀리는 제도가 아니다. 제기된 의혹이 사실인지 아닌지 가려내는 장치다. 사실이면 책임을 묻고 사실이 아니면 오해를 걷어내야 한다. 그래야 사회적 비용도 줄고 공적 신뢰도 회복된다. 그런데 각 당이 이미 답을 정해 놓고 상대를 몰아세우는 방식이라면 국정조사는 진실 규명의 장이 아니라 정쟁의 무대가 된다.

 

특히 증인 제도의 무력화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핵심 인물이 선서를 거부하거나 진술을 피하고 정치권은 그 장면을 두고 다시 싸운다. 이렇게 되면 회의록은 남아도 실체는 남지 않는다.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정조사가 답변 하나 제대로 끌어내지 못한다면 누가 그 결과를 신뢰하겠는가. 증인 출석과 자료 제출 요구를 실질적으로 집행할 장치가 필요한 이유다.
 

더 큰 문제는 국정조사와 수사의 경계가 흐려진다는 점이다. 법적 책임은 수사기관과 법원이 가린다. 국회는 권한 남용이 있었는지 제도에 허점은 없는지 따져야 한다. 그런데 국회가 유무죄 판단까지 앞서 나서면 정작 입법과 제도 개선이라는 본래 임무는 뒤로 밀린다. 정치는 커지는데 성과가 보이지 않는 까닭이다.
 

국정조사가 늘 헛된 것은 아니다. 과거 일부 국정조사는 감춰진 자료를 끌어냈고 제도 개선으로 이어졌다. 필요한 것은 국정조사 무용론이 아니다. 증거 중심 질의, 정파를 넘는 사실 확인, 명확한 보고서, 후속 입법이라는 기본을 되살리는 일이다.
 

국민이 보고 싶은 것은 이번 특위가 사실을 밝혀내고 있는지, 아니면 충돌 장면만 되풀이하고 있는지에 대한 분명한 답이다. 국회가 끝내 답을 내놓지 못한다면 국정조사는 큰 권한을 갖고도 성과 없이 지나간 제도로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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