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최근 국제 정세 불안으로 비철금속 가격이 급등한 틈을 타, 전국 교량의 ‘얼굴’인 동판을 싹쓸이한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강원 삼척경찰서는 특수절도 혐의로 30대 A씨와 B씨를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3월 21일부터 4월 7일까지 약 20일 동안 강원, 경기, 충청, 경북 등 전국 22개 시·군을 무대로 교명판 205개와 교량 설명판 211개 등 총 416개의 동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훔쳐낸 동판의 총무게는 1,910kg으로 2톤에 육박한다.
경찰 조사 결과, 인천과 안산에 거주하는 이들은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던 보험설계사 동료 사이였다. 업무 실적 저조로 생활고를 겪던 중 "구리 가격이 폭등했다"는 내용의 유튜브 영상을 접한 것이 범행의 시초가 됐다. 이들은 CCTV가 없는 농촌 지역 시외곽 교량을 주 타깃으로 삼았으며, 주간에 미리 범행 장소를 물색한 뒤 야간에 차량을 이용해 동판을 뜯어내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렇게 확보한 장물은 고물상을 거쳐 제련공장까지 유통되었으며, 이들이 손에 쥔 현금은 약 2,000만 원에 불과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3일 삼척시 노곡면의 한 마을 이장이 "다리 이름표가 사라졌다"고 신고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탔다. 경찰은 CCTV 분석을 통해 동선을 추적, 범행 시작 18일 만에 일당을 각각 긴급체포하고 장물 전량을 압수했다. 문제는 복구 비용이다. 삼척시에서만 사라진 명판 47개를 다시 제작·부착하는 데 약 1억 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경찰은 범행을 공모한 일당 외에도 장물인 줄 알면서 이를 사들인 고물상 업주를 장물취득 혐의로 입건하고 전국적인 여죄를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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