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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중동 리스크 커지자 손잡은 한국·인도…에너지 공급망 공동 대응

김태휘 인턴 2026-04-21 17:02:00

원유·나프타·LNG·해상운송까지 협력 확대…석유화학·조선업에도 파급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피유시 고얄 인도 상공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중동 정세 불안이 길어지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 긴장감이 커지자 한국과 인도가 협력 강화에 나섰다. 원유 수급뿐 아니라 나프타와 액화천연가스(LNG), 해상 운송까지 영향이 확산되면서 양국이 에너지 안보 차원의 공동 대응에 착수한 것이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김정관 장관은 인도 뉴델리에서 하르딥 싱 푸리 인도 석유천연가스부 장관과 만나 에너지·자원 및 에너지 수송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담은 한·인도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에너지·자원 안보 공동선언문’의 후속 조치 성격을 띤다.
 

이번 논의의 핵심은 공급망 다변화다. 중동 지역에 집중된 에너지 수입선을 넓히고 원료 확보 경로를 다양화해 외부 충격에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최근 중동 지역 긴장이 이어지며 국제 유가와 해상 운임 변동성이 커진 점도 양국 협력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한국 산업계가 주목하는 분야는 나프타다. 나프타는 석유화학 제품의 핵심 원료로 플라스틱, 합성섬유, 각종 산업 소재 생산에 폭넓게 쓰인다. 공급이 흔들리면 석유화학 업계 전반의 원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인도는 한국의 주요 나프타 공급국 가운데 하나다. 2025년 기준 인도는 한국의 5위 나프타 수입국으로 집계됐다. 반대로 한국은 인도에 윤활유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국가다. 양국이 이미 석유·화학 산업에서 긴밀한 교역 관계를 구축해왔다는 뜻이다.
 

정부는 이번 협의에서 국내 기업의 원료 수급 안정을 위해 인도 측에 나프타 물량 확대와 중장기 공급 협력 체계 마련을 요청했다. 인도석유공사(IOCL) 등 현지 에너지 기업과 한국 기업 간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 필요성도 전달했다.
 

LNG 협력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한국과 인도는 각각 세계 3위와 4위 LNG 수입국으로 글로벌 가스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국가들이다. 두 나라 모두 국제 가격 급등과 공급 차질에 직접 노출돼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양국은 시장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 체계를 강화해 가스 조달 안정성을 높이기로 했다.
 

이번 협력은 에너지 조달에 그치지 않고 해상 운송 분야로도 확대된다. 원유와 LNG를 안정적으로 들여오기 위해서는 운송 능력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양국은 조선소 현대화와 인력 양성, 기술 협력을 통해 에너지 운송 기반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인도의 수송 역량과 한국의 조선 기술력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산업계는 이번 협력이 석유화학과 조선업에 동시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나프타 수급이 안정되면 석유화학 기업의 원가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고, 에너지 운송 수요 확대는 LNG 운반선과 유조선 발주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단기간에 모든 불확실성이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중동 불안이 길어질 경우 원재료 가격 상승과 운송비 부담은 계속될 수 있다. 공급망을 넓히더라도 기존 중동 의존도를 한 번에 낮추기는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협력은 특정 품목 거래 확대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는 전략적 행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에너지 확보부터 원료 조달, 운송까지 전 과정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산업부와 인도 정부는 후속 실무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사업 방안을 조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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