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KT가 하반기 실적 반등의 분기점에 섰다. 상반기 수익성을 눌렀던 고객보상과 번호이동 경쟁 비용은 점차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비용 감소만으로는 기업가치의 지속적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 박윤영 대표가 제시한 인공지능(AI) 인프라 전략을 실제 고객 계약과 매출로 연결하는 것이 하반기 이후 KT의 핵심 과제다.
2분기에는 고객보상 프로그램이 무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을 떨어뜨리고 번호이동 경쟁에 따른 판매비가 늘면서 통신 본업의 수익성이 약화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가입자 수는 순증으로 돌아섰지만 보상 혜택과 마케팅비가 동시에 반영돼 가입자 회복 효과가 이익으로 이어지기 어려웠다.
하반기에는 이 같은 부담이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 고객보상 프로그램의 영향이 축소되고 가입자 기반이 안정되면 무선 매출도 정상화할 수 있다. 일부 5G 장비의 감가상각 종료에 따른 비용 감소도 이익률 개선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추가적인 보조금 경쟁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통신 본업은 2분기를 저점으로 회복 흐름에 진입할 여지가 있다.
관건은 이를 일회성 반등 이상으로 끌어올릴 성장동력이다. KT는 앞으로 5년간 네트워크와 정보보안, AI 인프라에 총 18조원을 투자하고 이 가운데 5조원을 AI 데이터센터에 투입할 계획이다. 현재 약 160MW인 데이터센터 용량에 1GW를 추가해 1.16GW 규모의 인프라를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통신회사의 사업 영역을 회선과 가입자 중심에서 AI 연산 인프라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KT는 전국 통신망과 기업 고객 기반, KT클라우드의 데이터센터 운영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GPU와 클라우드, 보안 서비스를 묶으면 기업의 AI 전환을 지원하는 종합 인프라 사업자로 자리 잡을 수 있다.
KT클라우드는 생성형 AI 확산으로 고밀도 전력과 냉각설비를 갖춘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면서 그룹의 핵심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통신 사업보다 성장률이 높고 장기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KT에스테이트의 개발·분양 매출은 단기적으로 연결 실적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그러나 데이터센터 용량 확대가 곧바로 수익 증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전력과 부지 확보, 냉각설비 구축, GPU 조달에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고 고객을 확보하지 못하면 가동률과 투자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와 국내 플랫폼·통신사까지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가격 경쟁이 심화할 가능성도 있다.
KT는 자체 투자 비중을 20∼30% 수준으로 관리하고 외부 자본과 파트너십을 활용해 재무 부담을 조절할 방침이다. 시장이 확인하려는 것은 투자 규모보다 고객사와 계약 기간, 가동률, 자본수익률이다. AI 데이터센터를 얼마나 크게 짓느냐보다 확보한 전력을 얼마나 빠르게 매출로 바꾸느냐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정보보안 투자의 성과도 변수다. 보안 체계 강화는 당장 비용으로 반영되지만 사고 위험을 낮추고 공공·금융 등 규제 산업의 AI 사업을 수주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신뢰 회복과 기업용 매출 확대까지 이어져야 투자 효과를 인정받을 수 있다.
KT의 하반기 반등은 두 단계로 평가될 전망이다. 먼저 보상·마케팅 비용 감소와 감가상각 종료로 통신 본업의 이익을 회복해야 한다. 이후 AI 데이터센터에서 구체적인 고객 계약과 매출을 제시해야 한다. 비용 정상화가 주가의 하단을 지지한다면 AI 인프라의 사업성이 기업가치의 상단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유진투자증권은 KT의 2분기 연결 매출을 6조6536억원, 영업이익을 5541억원으로 추정했다.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7만3000원은 유지했다.
[아주경제 2026년 07월 23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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