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홈플러스]
[경제일보] 국내 대형마트 업계의 한 축을 담당해 온 홈플러스가 다시 한 번 생존의 기로에 섰다. 법원이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을 재연장하면서 제도적으로는 회생 가능성을 인정받았지만 실제 회생 여부는 여전히 ‘현금 확보’라는 냉혹한 현실에 좌우되는 모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입장문을 통해 “법원의 시한 연장은 회생 가능성을 제도적으로 인정한 것”이라면서도 “실질적인 회생 지속 여부는 단기 유동성 확보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회생 절차의 형식적 진전과 달리 기업의 생존을 가르는 핵심 변수는 여전히 자금 사정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현재 회사는 슈퍼마켓 사업부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을 통해 자금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과 함께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림그룹 계열 NS홈쇼핑을 선정했으며 양측은 세부 조건을 놓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본계약 체결 이후 약 2개월간의 실사를 거쳐 잔금 납입이 이뤄질 예정이며 이르면 6월 중 거래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그 이전의 ‘공백’이다. 홈플러스는 “매각을 통해 자금이 유입될 예정이지만 그 전까지 유동성 공백이 불가피하다”며 “자력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고 인정했다. 즉 매각 성사 여부와 별개로 당장 운영을 유지할 ‘현금줄’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회사는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에 긴급 자금 지원을 재차 요청하고 있다. 앞서 홈플러스는 브릿지론과 DIP(회생기업 운영자금) 금융을 통한 지원을 공식적으로 요구했지만 현재까지 실행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홈플러스 측은 “현 시점에서 대규모 유동성을 신속히 공급할 수 있는 현실적인 주체는 메리츠금융그룹이 사실상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메리츠금융이 홈플러스의 현금화 가능한 부동산 대부분을 신탁 방식 담보로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지원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해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홈플러스는 선제적 구조조정을 위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고 이후 1년 넘게 법정관리 상태에서 구조 개편을 진행해왔다. 지난해 12월에는 DIP 금융을 통한 3000억원 신규 차입과 슈퍼마켓 사업 매각을 핵심으로 하는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했다.
당초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은 올해 3월 4일이었지만 법원은 익스프레스 매각 진행 상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1차 연장을 허가했다. 이번 재연장은 그 연장선에서 이뤄진 조치로 법원이 회생 가능성을 일정 부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향후 절차는 비교적 명확하다. 익스프레스 매각대금과 추가 금융자금이 확보되면 이를 반영한 수정 회생계획안이 제출된다. 이후 관계인집회를 열어 채권자와 이해관계자들의 심리 및 결의를 거쳐 최종 가결 여부가 결정된다.
하지만 시장의 시선은 여전히 냉정하다. 유통업 특성상 현금 흐름이 끊기면 영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협력업체들이 납품 조건을 강화하거나 거래 조건을 재검토하는 움직임도 감지되면서 현장의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법원이 시간을 벌어준 가운데 홈플러스는 이제 금융권의 결단이라는 또 다른 시험대에 올라섰다. 매각과 자금 조달, 그리고 채권단 설득까지 이어지는 복합적인 과제를 풀어내지 못한다면 이번 연장은 단순한 ‘유예’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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