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넘어 경외심마저 불러일으키는 수치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내놓은 삼성전자의 향후 실적 전망치는 단순한 기업 분석 보고서를 넘어 동북아시아 경제 지형의 근본적인 지각변동을 선언하는 격문(檄文)과도 같다.
골드만삭스는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2026년 355조원을 기점으로 가파르게 상승하여 2028년에는 무려 495조원(약 344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대한민국 경제사뿐만 아니라 세계 산업사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가공할 만한 파괴력이다.
가장 충격적인 대목은 일본 경제와의 비교 분석이다. 삼성전자 한 기업이 2028년에 거둬들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이 일본 상장기업 중 영업이익 상위 100개사의 합계액인 약 42조 3천억 엔을 10조 엔 이상 상회한다는 점이다. 한때 세계 시장을 호령하며 '불패의 신화'를 썼던 일본의 100대 기업 전체가 한국의 단일 기업 하나를 당해내지 못한다는 사실은 일본 열도 전역을 깊은 자조와 충격 속으로 몰아넣기에 충분하다.
일본의 자존심이자 제조업의 상징인 도요타 자동차의 연간 영업이익과 비교해도 삼성전자의 전망치는 그 10배를 웃돈다. 이는 단순한 숫자의 비교를 넘어 산업의 패러다임이 기계와 하드웨어의 시대에서 AI와 데이터의 시대로 완전히 전이되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수직적 성장의 배경에는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시대적 파고가 자리 잡고 있다. 과거 산업혁명이 증기기관과 전기에 의해 추동되었다면 작금의 'AI 혁명'은 고성능 반도체라는 '디지털 쌀' 없이는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다. AI 모델을 구축하는 것은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지만 그 모델을 구동하기 위한 핵심 부품인 HBM(고대역폭 메모리)과 차세대 반도체를 공급하는 주역은 바로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 역시 2028년 영업이익이 40조 엔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우리 반도체 양강(兩强)의 합산 이익은 일본 상장 기업 전체를 압도하는 가공할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내 여론이 "과거의 영광은 어디로 갔는가"라며 탄식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1980년대 세계 반도체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며 미국마저 위협했던 일본이 이제는 한국의 반도체 패권 앞에서 '변방의 구경꾼'으로 전락했다는 위기감은 실로 뼈아픈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일본의 몰락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
과거 일본이 가졌던 오만과 변화에 대한 무딘 감각, 그리고 폐쇄적인 갈라파고스적 경영 체제가 어떻게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갉아먹었는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현재의 장밋빛 전망이 반드시 확정된 미래는 아니다. AI 시대의 진정한 승자는 기술의 연속성을 유지하며 끊임없이 혁신하는 자에게만 허락된다. 삼성전자의 압도적 수익 전망은 우리에게 막대한 부(富)를 약속하는 동시에, 국가적 차원의 전략적 책무를 부여하고 있다. 반도체는 이제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국가 안보와 직결된 전략 자산이다.
미·중 갈등의 틈바구니 속에서 기술 주권을 수호하고 대만 TSMC와의 파운드리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며 동시에 메모리 분야에서의 초격차를 유지하는 것은 결코 만만한 과제가 아니다. 정부와 기업 그리고 국민은 이 역사적 전환기를 엄중히 인식해야 한다. 규제 혁파를 통해 기업의 혁신 동력을 지원하고 미래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시스템의 근본적인 개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삼성전자가 일본 100대 기업을 압도하는 성과를 내는 것은 한국 경제가 세계 무대의 주연으로 우뚝 섰음을 의미하지만 정상의 자리는 늘 거센 바람이 부는 법이다.
이번 골드만삭스의 발표는 K-반도체가 나아갈 길에 대한 강력한 확신을 주는 동시에 우리가 잠시라도 방심할 경우 일본이 걸었던 쇠락의 길을 답습할 수 있다는 경고등이기도 하다. 2028년, 삼성전자가 써 내려갈 '500조 원의 신화'가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멈추지 않는 기술 혁신과 치밀한 국가 전략이 병행되어야 한다. 일본 열도를 뒤흔든 이 충격적인 격차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대한민국이 주도하는 새로운 경제 질서의 '뉴 노멀(New Normal)'이 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결국, 승부는 기술의 높이가 아니라 혁신의 깊이에서 결정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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