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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김동찬 前 앙골라대사 "아프리카, 전략적으로 의미 있어"

권석림 기자 2026-05-29 10:14:49
지난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유조선 '주주엔(Zouzou N)호'가 울산시 울주군 온산 앞바다에서 해상 원유하역시설인 부이를 통해 에쓰오일에 원유를 하역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김동찬 전 주앙골라대사는 중동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에너지 구조를 도박에 비유하며 아프리카와의 협력을 통해 수입국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사는 29일 한·아프리카재단 주간 소식지 '아프리카 포커스'에 실린 '중동의 파고를 넘어 아프리카로-에너지 안보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기고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중동은 한국의 중요한 에너지 파트너지만, 단 하나의 파트너에게 에너지 운명을 맡기는 것은 국가 전략이 아니라 도박에 가깝다"면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중동 위기는 "단순한 지역 분쟁이 아닌 경제의 심장부를 겨누는 위협"이라고 진단했다.

기고문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한국 원유 수입의 72%가 사우디아라비아(35%), 아랍에미리트(UAE)(14%), 이라크(10%), 쿠웨이트(8%), 카타르(5%) 등 중동산이었다.

그는 "아프리카가 단기간에 중동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전략적 다변화 관점에서 아프리카는 충분히 유의미한 공급처"라고 강조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한국 수입 원유의 70% 이상이 통과하는 병목지점인데, 아프리카 원유는 희망봉 항로를 통해 이를 우회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아프리카는 54개국 중 30여 개국이 석유·가스를 생산하거나 탐사 중인 분산구조이기 때문에 특정 국가의 혼란이 대륙 전체의 공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아프리카는 코발트·리튬·백금족 금속 등 핵심 광물의 보고인 만큼, 전기차·반도체·배터리를 국가 성장 동력으로 삼는 한국에 원유 그 이상의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현실적인 제약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일부 산유국의 정치·사회적 불안정과 중국과의 경쟁 심화 역시 넘어야 할 과제로 꼽았다.

특히 중국이 아프리카 전역에서 인프라 투자를 통해 에너지 공급망을 선점하고 있다며, 후발주자인 한국이 단순히 가격 경쟁만으로 이 구도에 맞서기는 어렵고 한국만의 차별화된 협력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연합(EU)의 에너지 공급망 재편 사례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금의 중동 위기는 우리에게 또 한 번 경고를 보내고 있고, 이번에는 그 경고를 흘려보내지 말아야 한다"며 "아프리카로의 수입선 다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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