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코스피가 마침내 9000포인트 시대를 눈앞에 두게 됐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 방한 소식과 뉴욕증시 강세에 힘입어 코스피는 하루 만에 3.68%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2000조 원을 넘어섰고,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도 7000조 원을 돌파했다. 한국 자본시장의 역사에 기록될 만한 의미 있는 성과다. 오랫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오명을 안고 있던 우리 증시가 글로벌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으며 새로운 도약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환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시장이 최고치를 경신할수록 냉정한 점검도 병행돼야 한다. 역사는 과도한 낙관론이 언제나 거품의 씨앗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지금의 상승세가 한국 경제의 전반적인 체질 개선을 반영한 결과인지, 아니면 일부 초대형 기술주에 대한 기대감이 만들어낸 착시효과인지를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현재 증시 상승을 이끄는 핵심 동력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산업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시장 전체를 견인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우리 증시의 구조적 취약성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특정 산업과 소수 대형 종목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은 해당 산업의 경기 변동이나 글로벌 공급망 충격에 시장 전체가 흔들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과거에도 반도체 업황 악화가 한국 경제와 증시에 큰 충격을 준 사례는 적지 않았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이다. 지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상황에서도 외국인은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개인과 기관이 시장을 떠받치고 있지만, 국제 자본의 시각은 여전히 신중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외국인 자금은 국내 투자자보다 훨씬 냉정하게 국가 경제의 성장성, 기업의 수익성, 정책의 일관성을 평가한다.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도는 현재의 상승세가 탄탄한 기초체력 위에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진정한 증시 선진화는 단순히 지수 숫자를 높이는 데 있지 않다. 기업의 경쟁력과 투자 매력을 높여 지속 가능한 성장을 만드는 데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과감한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
신산업에 대한 불필요한 규제를 줄이고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와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또한 자본시장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소액주주 권익 보호, 투명한 의사결정 구조 확립, 주주가치 제고 정책 확대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기본 조건이다.
정부 역시 단기적인 증시 부양책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시장의 활황이 실물경제 성장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산업 경쟁력 강화와 생산성 향상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특히 반도체와 AI에 편중된 성장 구조를 넘어 바이오, 에너지, 첨단 제조업, 문화 콘텐츠 등 미래 성장 산업을 육성하는 균형 잡힌 전략이 요구된다.
9000포인트 돌파는 분명 축하할 일이다. 하지만 숫자가 높아질수록 시장은 더욱 냉정해져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들뜬 기대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지는 일이다. 거품은 순간의 환호를 남기지만, 체질 개선은 오랜 번영을 만든다. 한국 증시가 진정한 선진 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록 경신의 기쁨에 취하기보다 시장의 기초체력을 키우는 데 국가적 역량을 모아야 할 때다.
Copyright © 경제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데일리 카드업계 브리프] 신한카드, 장기렌터카·중고차 할부금융 고객 대상 경품 행사 실시 外](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6/06/02/20260602084226574237_388_136.jpg)

![[아시아권 뉴스] 中 제조업 경기선 지켰다…자동차는 고급화·해외 생산으로 속도전](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6/06/01/20260601172316996375_388_136.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