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홈플러스]
[경제일보]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대규모 점포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영업을 중단했던 대형마트 37개 점포를 전면 폐점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 매각을 앞두고 수익성이 낮은 자산을 과감히 털어내겠다는 판단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전체 104개 점포 가운데 실적 기여도가 낮은 37개 점포를 폐점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점포들은 이미 지난달부터 영업이 중단된 상태였다. 회사는 나머지 67개 핵심 점포를 중심으로 운영 체제를 재편할 방침이다. 회생 기업이 자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는 전형적인 구조조정 방식이다.
이번 조정의 핵심은 매각이다. 홈플러스는 제3자 매각 외에는 현실적인 회생 방안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법원의 회생계획 인가 이전에 인수자를 확보하는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다.
인가 전 M&A는 회생기업이 정상화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방식으로 평가된다. 핵심 자산만 남기고 비효율 사업을 정리할수록 투자 매력도가 높아진다는 점에서다. 결국 매각 성패는 핵심 점포의 경쟁력을 얼마나 빠르게 회복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점포 폐점과 함께 인력 구조조정도 병행된다. 회사는 폐점 대상 점포 직원 가운데 책임급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할 계획이다. 다만 정년이 6개월 미만인 직원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단순 비용 절감을 넘어 인건비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다만 변수는 남아 있다. 구조조정 실행 여부는 자금 확보에 달려 있다. 홈플러스는 채권단이 DIP(회생절차 중 신규 자금 지원) 대출에 동의할 경우에만 희망퇴직과 지원제도를 시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운영자금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구조조정 자체가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권에서는 DIP 자금 지원 여부를 회생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자금이 끊기면 매각 협상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 판단이 사실상 회생 시나리오의 방향을 결정짓는 셈이다.
법원도 시간을 벌어주기는 했지만 여유는 길지 않다. 서울회생법원은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을 다음 달 3일까지 연장했다. 슈퍼마켓 사업부문인 ‘익스프레스’ 매각과 자금 조달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취지다. 동시에 제한된 시간 안에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하라는 압박으로도 읽힌다.
홈플러스는 향후 구조조정을 단계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우선 익스프레스 사업부를 매각한 뒤 대형마트와 온라인 사업까지 순차적으로 정리하는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사업 부문별로 나눠 매각하는 방식이 자산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결국 승부는 ‘속도’다. 핵심 점포 중심의 수익 구조를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고 투자자를 확보하느냐가 회생의 성패를 가른다. 홈플러스의 회생은 이제 계획 단계를 넘어 실행 국면에 들어섰다. 시장은 더 이상 가능성이 아닌 결과로 평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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