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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1500억달러 'MASGA 프로젝트' 본궤도…한미 조선협력 거점 가동

김태휘 인턴 2026-07-24 10:00:17

조선 3사·기관 '팀 코리아'…공급망·인력·R&D 협력 15건

美 상무장관 "회의 아닌 건조 선박이 성과"…발주·규제완화가 관건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열린 한미 조선협력센터 개소식에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강경화 주미대사, 미셸 스틸 주한미국대사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1500억 달러 규모의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가 미국 워싱턴DC에서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선언과 양해각서 단계에 머물던 양국의 조선협력이 미국 조선소 현대화와 전문인력 양성, 공동 기술개발, 기업 투자 등 구체적인 실행 단계로 나아갈 기반이 마련됐다.

24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산업부와 미국 상무부는 23일 오전 10시 현지시간 워싱턴DC 메이플라워호텔에서 한·미 조선협력센터(KUSPC) 개소식을 공동 개최했다. 행사에는 김정관 산업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을 비롯해 양국 정부·의회·기업 관계자 130여명이 참석했다.

한·미 조선협력센터 출범은 지난 5월 양국이 체결한 ‘한·미 조선협력 파트너십 이니셔티브’ 양해각서의 후속 조치다. 당시 양국은 공동 연구개발과 기술 교류, 직접투자 등 기업 간 협력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현지 플랫폼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협약 체결 후 약 두 달 만에 센터가 정식 출범한 것이다.

김정관 장관은 환영사를 통해 “KUSPC는 전 세계 유례가 없는 조선 분야 협력 플랫폼으로서, 미국 조선업 재건을 돕겠다는 한국의 굳은 의지와 약속의 상징”이라며 “KUSPC는 한국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한국의 우수한 조선 기술이 미국 해안벨트 곳곳에 뿌리내리게 돕는 거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1500억 달러에 이르는 조선 협력 투자도 빠르게 진행할 것”이라며 “성공적인 투자를 위한 지속적인 발주, 인센티브, 규제 완화 등 미국 측의 적극적 지원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센터는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가 주관하고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참여하는 미국 현지 비영리법인으로 운영된다.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총 199억3200만원이 투입되며 올해 정부 예산은 66억원이다. 워싱턴DC를 기반으로 미국 조선소 생산성 컨설팅과 인력 양성, 현지 정책 동향 파악, 기술 교류와 투자사업 발굴 등을 추진한다.

국내 조선업의 생산 경험을 활용해 미국 조선소의 공정 효율화와 야드 운영 최적화, 품질관리 등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내 퇴직인력과 생산 전문가를 현지에 파견해 용접·도장·안전·품질 분야의 교육 담당자를 재교육하고, 미국 조선소 관리자와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국내 조선 현장 견습 과정도 운영할 계획이다.

개소식에서는 ‘팀 코리아’ 구축과 공급망 협력, 인력 양성, 공동 기술개발 등 4개 분야에서 총 15건의 MOU가 체결됐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와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KUSPC는 미국 조선소 현대화와 기자재 생태계 구축, 공동 연구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미국 지멘스 인더스트리 소프트웨어와 차세대 선박 설계·생산용 디지털 솔루션을 개발하고, 프레이저 인더스트리의 야드 생산성 진단과 자동화 기술 적용을 지원한다. 한화오션은 필라델피아 광역상공회의소와 지역 제조기업의 조선 공급망 참여를 확대하고, 한화필리조선소는 현지 전문대학과 교육·현장실습·채용을 잇는 인력 양성 체계를 구축한다.

삼성중공업은 비거 마린그룹과 가상현실·증강현실 기반 용접교육 시설을 갖춘 인력양성센터를 공동 설립한다. 미국 새로닉 테크놀로지스와는 현지 조선소 자동화와 무인수상정 공동개발을 추진한다. 한화오션은 미국 함정 설계업체 깁스앤콕스와 고속수송함을 공동 설계하고, HD현대중공업은 안두릴과 자율항해·기관 자동화 기술을 갖춘 무인 함정 플랫폼을 개발한다.

한·미 공동 연구개발에는 향후 5년 동안 총 1200억원이 투입된다. 한국의 선박 생산 역량과 미국의 인공지능·로봇 원천기술을 결합해 AI 선박설계, 금속 3D프린팅 기자재, 알루미늄 함정 자율용접, 대형 블록 도장 자동화, 자율주행 운반장비 등 8개 과제를 수행한다.

한·미 조선협력의 배경에는 미국 조선산업의 생산능력 약화와 중국의 시장 지배력 확대가 자리 잡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2024년 세계 조선 생산능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53%에 달했지만 미국은 0.1%에 그쳤다. 미국은 한국의 설계·생산관리와 자동화 기술을 활용해 상선과 함정 건조 기반을 되살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MASGA는 한국이 미국과의 통상 협상 과정에서 제시한 1500억달러 규모의 조선협력 구상이다. 조선소 투자와 시설 현대화, 인력 양성, 공급망 구축, 선박금융 등을 통해 미국의 조선 생산기반을 확충하는 것이 골자다. 다만 1500억달러가 개별 사업에 이미 투입된 것은 아닌 만큼 앞으로 양국 기업이 상업성 있는 프로젝트를 얼마나 발굴하느냐가 관건이다.

미국의 안정적인 선박 발주와 투자 인센티브, 조선·방산 분야의 규제 개선도 필요하다. MOU가 실제 수주와 투자로 이어지지 않으면 센터가 협의 창구에 머물 가능성도 있다. 미국 현지 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국내 조선소와 기자재 업체의 일감 및 기술 경쟁력을 함께 키우는 전략도 요구된다.

산업부는 “새로이 출범하는 KUSPC를 중심으로 미국 측과 지속해서 소통하면서 한-미 양국에 이익이 되는 조선 분야 협력 프로젝트들을 발굴하고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며 “한미전략투자공사 및 정책금융기관들과 협력해 우리 조선기업들의 투자활동과 민간 선박 건조 협력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해 나갈 방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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