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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담고 경제서는 밑줄"…밀리의서재가 읽은 상반기 독서 트렌드

류청빛 기자 2026-07-27 16:35:20

'프로젝트 헤일메리' 내 서재 1위…경제·자기계발서는 하이라이트 강세

성장과 위로 공존한 상반기 독서 트렌드…역주행 도서 열풍도 지속

KT 밀리의서재가 공개한 '2026년 상반기 독서 결산' 캡처 [사진=KT 밀리의서재]

[경제일보]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에도 책이 주는 가치는 여전히 유효했지만 독자들이 책을 소비하는 방식은 달라지고 있다. 소설은 '내 서재'에 담아 천천히 감상하고, 경제·자기계발서는 필요한 문장에 밑줄을 그으며 실질적인 도움을 얻는다.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 성장의 해답을 찾으려는 수요와 일상 속 위로를 원하는 독서 트렌드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27일 KT 밀리의서재는 회원들의 내 서재 담기와 하이라이트, 별점, 인생책 등 이용 데이터를 분석한 '2026년 상반기 독서 결산'을 공개했다.

이번 결산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장르에 따라 독서 방식이 뚜렷하게 달라졌다는 점이다. 소설 작품들이 '내 서재 담은 수' 상위권을 차지한 반면, 인상 깊은 문장에 밑줄을 남기는 '하이라이트' 부문에서는 경제·자기계발 도서가 강세를 보였다. 독자들이 책을 읽는 목적에 따라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KT 밀리의서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종합 베스트 내 서재 담은 수 1위는 영화 개봉과 함께 큰 사랑을 받은 앤디 위어의 '프로젝트 헤일메리'가 차지했다. 김애란의 '안녕이라 그랬어'와 조현선의 '나의 완벽한 장례식'이 각각 2위와 3위에 오르며 소설 분야의 강세를 보여줬다.

반면 회원들이 직접 밑줄을 남긴 하이라이트 부문에서는 경제·자기계발 도서가 상위권을 휩쓸었다. 백억남(김욱현)의 '자본주의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최소한의 경제 공부'가 1위를 기록했으며, 제임스 클리어의 '아주 작은 습관의 힘'과 이광수의 '진보를 위한 주식 투자'가 뒤를 이었다.

최근 고물가와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재테크와 자기계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단순히 책을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삶과 업무에 적용하기 위해 필요한 내용을 기록하는 독서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소설과 에세이는 독자들에게 위로와 휴식을 제공하는 콘텐츠로 소비되고 있는 모습이다. 회원들이 매긴 별점 순위에서는 최태성의 역사 교양서 '최소한의 삼국지'가 1위에 올랐으며, 나태주의 에세이 '너를 아끼며 살아라'와 김나을의 소설 '오늘도 행복을 구워냅니다'가 뒤를 이었다.

'오늘의 인생책' 코너에서는 김슬기의 '강하고 아름다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가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최성락의 '부를 부르는 50억 독서법'과 크리스텔 프티콜랭의 '당신은 사람 보는 눈이 필요하군요' 역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KT 밀리의서재는 성장과 성공을 위한 자기계발과 함께 스스로를 돌보고 위로받고자 하는 독자들의 수요가 공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KT 밀리의서재가 공개한 회원 이용 데이터 분석 '2026 상반기 독서 결산'.이미지 [사진=KT 밀리의서재]

출간 이후 시간이 흐른 도서가 미디어 콘텐츠와 입소문을 통해 다시 주목받는 '역주행' 현상도 이어졌다. 지난 1월에는 '흑백요리사' 열풍과 함께 '최강록의 요리노트'가 화제를 모았으며, 2월에는 출간 17년 만에 새로운 표지로 복간된 정유정의 '내 심장을 쏴라'가 기존 독자와 신규 독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지난 3월에는 배우 문가영의 추천 도서로 소개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이 1위에 올랐으며, 4월에는 나태주의 '너를 아끼며 살아라', 5월에는 이동원의 '얼굴들' 등이 다시 독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방송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유명인의 추천 등이 출판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면서 콘텐츠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밀리의서재의 창작 플랫폼 '밀리로드'에서는 소설가 신경숙의 신작 '크리스티나의 사소하고 대담한 삶'이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11월 연재를 시작한 이후 누적 조회수 14만회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고, 독자 추천 지표인 '밀어주리' 역시 1450개를 기록하며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크리스티나의 사소하고 대담한 삶'은 60여년간 지방에서 농부로 살아온 할머니가 남편과 사별한 뒤 서울로 상경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유머러스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노년의 삶과 가족, 새로운 도전을 그려내며 독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디지털 독서 시장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많이 읽히는 책이 중요한 지표였다면 최근에는 어떤 책을 저장하고, 어떤 문장에 밑줄을 긋고, 어떤 책을 인생책으로 선택하는지가 새로운 독서 트렌드를 보여주는 지표로 자리 잡고 있다. 독서가 단순한 콘텐츠 소비를 넘어 성장과 위로, 실용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밀리의서재는 이번 상반기 독서 결산을 통해 회원들의 다양한 독서 취향과 소비 방식을 확인한 만큼 데이터 기반의 독서 경험 확대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성호 KT 밀리의서재 독서당 본부장은 "상반기 독서 데이터를 살펴보면 소설은 내 서재에 담아 감상하고, 경제 및 자기계발서는 필요한 내용을 직접 기록하는 등 장르에 따라 독서를 즐기는 방식에도 차이가 나타났다"며 "앞으로도 회원들의 다양한 취향과 트렌드를 통해 새로운 책을 발견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독서 경험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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