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사이버 공격이 빠르게 고도화하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가 AI로 AI 공격을 방어하는 에이전트 기반 보안 플랫폼을 내놨다. 보안 특화 자체 모델과 다수의 전문 에이전트를 결합해 취약점 탐지부터 위험 판단, 수정까지 이어지는 방어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MS는 2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보안 행사를 열고 에이전트형 보안 플랫폼 ‘프로젝트 퍼셉션’을 공개했다. 기존 보안 체계가 침해사고 발생 이후 경고와 분석에 집중했다면 퍼셉션은 조직의 디지털 환경을 지속적으로 살피며 공격 가능성을 사전에 찾아 대응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퍼셉션은 레드팀과 블루팀, 그린팀 등 세 종류의 전문 에이전트가 협력하는 구조다. 레드팀 에이전트는 공격자가 악용할 수 있는 침투 경로를 탐색하고, 블루팀은 조직의 시스템과 자산·계정 정보를 종합해 실제 위험도를 판단한다. 그린팀은 취약점을 수정하거나 보호조치를 적용해 방어 수준을 높인다.
각 에이전트가 취약점을 개별적으로 탐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발견과 분석, 대응 결과를 다시 공유하는 순환형 구조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다만 시스템이 모든 보안 결정을 독자적으로 내리는 것은 아니다. MS는 주요 대응과 위험성이 큰 조치는 보안 담당자가 통제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퍼셉션은 MS가 앞서 공개한 다중 모델 기반 취약점 분석 시스템 ‘엠대시(MDASH)’와 연계된다. 엠대시는 100개 이상의 전문 에이전트를 활용해 소프트웨어 코드를 분석하고 취약점 발견과 검증, 중복 제거, 공격 가능성 입증, 패치 확인 등을 수행한다.
MS는 이번에 자체 개발한 보안 특화 모델 ‘MAI-사이버-1 플래시’를 엠대시에 추가했다. 비교적 반복적이고 처리량이 많은 보안 작업은 자체 모델이 담당하고, 복잡한 추론이 필요한 일부 작업은 오픈AI의 GPT-5.4가 처리하는 다중 모델 구조다. 하나의 대형 모델에 모든 작업을 맡기지 않고 성능과 비용, 처리 속도에 따라 적합한 모델을 배치했다.
이 조합은 공개 보안 벤치마크인 ‘사이버짐’에서 95.95%의 성능을 기록했다. GPT-5.5 사이버의 85.6%, 앤트로픽 미토스5의 83.8%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기존 엠대시 구성보다 운영비용도 약 50% 줄였다는 것이 MS의 설명이다.
다만 95.95%는 MAI-사이버-1 플래시 단일 모델의 점수가 아니라 GPT-5.4와 전문 에이전트를 결합한 엠대시 전체 시스템의 결과다. 벤치마크 성능이 실제 기업 환경의 모든 공격을 탐지하거나 차단한다는 의미도 아니다. 알려지지 않은 공격과 복잡한 조직별 환경에서 같은 성능을 유지하는지는 향후 검증이 필요하다.
MS가 방어용 AI를 전면에 내세운 배경에는 자율형 AI 에이전트의 확산이 있다. AI가 취약점을 찾아 공격 코드를 만들고 여러 시스템을 이동하는 과정까지 자동화하면서 공격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사람 중심의 보안관제만으로 기계 속도의 공격을 따라가기 어려워진 만큼 방어 역시 상시 작동하는 AI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프로젝트 퍼셉션은 오는 8월3일 공개 프리뷰로 제공된다. MS는 향후 소프트웨어 취약점 관리뿐 아니라 계정과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AI 에이전트 보호 등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실제 기업 환경에서 오탐을 얼마나 줄이고 인간 보안 담당자와 책임을 어떻게 나눌지가 상용화 성패를 결정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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