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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고려아연, 美 핵심광물 공급 중심에 서다... 74억 달러 승부수

김태휘 인턴 2026-08-10 16:30:49

美 핵심광물 공급망 재건 사례로 고려아연 거론

11개 핵심광물 한곳서 생산…한미 경제안보 협력 확대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 내부.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고려아연이 미국의 핵심광물 공급망 재건 전략에서 주요 파트너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이 핵심광물을 국가안보와 직결된 전략자산으로 규정한 가운데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를 대표적인 투자 사례로 직접 거론하면서다.

10일 외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국무부에서 광업계 관계자들과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러트닉 장관은 원료 채굴부터 가공·정제·제조까지 이어지는 공급망을 미국 내에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고려아연이 테네시주에서 추진하는 핵심광물 제련 프로젝트를 주요 사례로 언급했다.

고려아연의 미국 통합제련소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시블(Project Crucible)'의 핵심 경쟁력은 여러 전략광물을 하나의 제련소에서 생산하는 '멀티메탈' 기술이다.

프로젝트 크루시블은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약 65만㎡ 규모의 통합 비철금속 제련·정제 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총투자 규모는 74억달러로, 설비투자비만 약 66억달러에 달한다. 연간 약 110만톤의 원료를 투입해 약 54만톤의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곳에서는 아연·연·동·금·은을 비롯해 안티모니·인듐·비스무트·텔루륨·카드뮴·팔라듐·갈륨·게르마늄 등 13종의 비철금속을 생산한다. 이 가운데 11종은 미국 정부가 지정한 60개 핵심광물에 포함된다. 갈륨·게르마늄·인듐·안티모니 등은 반도체와 방산, 통신 등 첨단 산업에 쓰이는 전략광물이다.

미국이 고려아연을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제련·정제 기술이다. 광물자원을 확보하더라도 이를 산업에 사용할 수 있는 고순도 금속으로 만드는 제련 능력이 뒷받침돼야 완결된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다.

고려아연은 울산 온산제련소에서 아연·연·동 등을 함께 생산하는 통합공정 기술을 축적해왔다. 저품위 원료를 처리하고 제련 부산물과 스크랩에서 희소금속을 다시 회수하는 기술도 갖췄다. 회사는 이 같은 공정과 운영 노하우를 미국 제련소에 적용할 예정이다.

미국 정부도 사업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미 국방 당국과 투자자가 약 21억5000만달러를 투자하고 미 상무부는 CHIPS법에 따라 2억1000만달러를 지원할 예정이다.

고려아연은 올해 부지 준비 등을 거쳐 2027년 본격적인 건설에 들어가고 2029년부터 단계적으로 상업가동에 나설 계획이다.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반도체·배터리·자동차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한미 산업협력이 핵심광물의 제련·정제라는 공급망 앞단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광물 자원이 풍부하지만 실제 산업에 쓰이는 소재를 만드는 제련·정제 역량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며 "크루서블은 한국의 제련 기술과 미국의 자원·시장·정책 역량을 결합한 한미 경제안보 협력 프로젝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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