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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日 반도체 합작공장 검토…최태원 "전력·용수 풍부하면 어디든"

김태휘 인턴 2026-08-31 17:26:54

AI 메모리 수요 대응·생산비 절감 차원…구체적 파트너·지역은 미정

美 인디애나 이어 해외 생산거점 확대…글로벌 AI 공급망 강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30일 일본 센다이 웨스틴호텔에서 열린 '한일 저출산 대응 교류위원회 1차 회의 겸 저출산 대응 심포지엄'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에 메모리 반도체 합작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최근 미국에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거점 구축에 착수한 데 이어 일본까지 후보지로 살피면서 글로벌 생산망 확대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31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일본 센다이에서 열린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 참석 중 진행한 인터뷰에서 SK하이닉스가 일본 내 메모리 반도체 합작공장 설립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일본 내 후보지와 관련해 "일본 전역을 살펴보고 있다"며 "전력과 용수가 풍부한 곳이라면 어디든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합작공장 설립을 함께 추진할 잠재적 파트너와 구체적인 지역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번 일본 생산거점 검토는 AI 시장 성장에 따라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는 동시에 생산 비용을 낮추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공장은 안정적인 전력과 대규모 용수 공급이 필수적인 만큼 향후 사업성 검토에서도 관련 인프라가 핵심 조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일본은 SK하이닉스와 반도체 공급망에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털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일본 낸드플래시 업체 키옥시아의 지분을 14% 이상 보유하고 있다. 일본에는 도쿄일렉트론을 비롯해 SK하이닉스와 거래하는 반도체 소재·장비 업체들도 다수 자리 잡고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 역시 최근 고객 및 협력업체와 함께 낸드플래시 시장을 공동 개발할 수 있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번에 검토되는 일본 합작공장의 생산 제품이나 키옥시아 등 특정 기업과의 협력 여부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

일본 정부가 반도체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일본 정부는 자국 반도체 공급망 재건을 위해 대만 TSMC를 비롯한 해외 반도체 기업의 일본 내 생산시설 구축에 대규모 보조금을 지원해 왔다. 미국 마이크론 역시 일본 히로시마에 생산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해외 생산망 확대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회사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40억달러 이상이 투입되는 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기지 기공식을 열었다.

인디애나 공장은 오는 2028년 10월 클린룸 개장을 거쳐 2029년 하반기 차세대 HBM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국에서 생산한 최첨단 웨이퍼를 미국으로 보내 현지에서 어드밴스드 패키징과 테스트를 진행한 뒤 미국 고객사에 공급하는 구조다.

국내 투자도 병행한다. SK하이닉스는 국내 반도체 생산시설 확대에 54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한국을 핵심 메모리 생산기지로 유지하면서 미국에서는 AI 고객사와 가까운 HBM 패키징 거점을 확보하고, 일본에서도 추가 생산기지 구축 가능성을 검토하는 등 지역별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이날 한일 양국의 경제 협력 필요성도 강조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최 회장은 양국 노동인구 감소 문제를 다룬 행사에서 "지금이야말로 한국과 일본이 경제 블록을 형성할 때"라고 했다.

향후 일본 합작공장 추진 여부는 파트너 선정과 생산 제품, 일본 정부의 지원 규모 등에 따라 구체화될 전망이다. 실제 투자가 결정될 경우 SK하이닉스는 한국과 미국에 이어 일본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메모리 공급망 구축에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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