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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감 이슈] 경제적 약자 단체행동 보장

권석림 기자 2026-09-11 17:00:00
[자료=국회입법조사처]
중소사업자와 노동자 등 경제적 약자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공정거래법 재설계가 추진되면서, 보호 확대와 담합 규율 사이의 경계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6년 중점 추진 과제인 ‘갑을(甲乙) 동반성장을 위한 을(乙)의 협상력 강화’의 일환으로 경제적 약자의 단체행동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26년 2월 ‘경제적 약자의 협상력 강화를 위한 공정거래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도 구성했다.

하지만 거래조건 협의를 넘어 공동 거래거절·납품 거부·가격이나 수량 조정·신규 사업자 배제까지 적용 예외가 확대될 경우, 경제적 약자의 협상력 보완이라는 취지를 벗어나 경쟁제한행위까지 면책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현재 공정위가 검토하는 방안은 크게 두 가지다. 중소기업·소상공인 등 소규모 사업자가 대기업·플랫폼·원청 기업 등을 상대로 거래조건을 협의하거나 공동으로 거래를 거절하는 행위 등에 공정거래법상 담합 규정 등의 적용 예외를 인정하는 방안과, 노동자·노무제공자·노동조합 등을 공정거래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이다.

국정감사에서는 정부가 적용예외 제도를 추진한다는 사실보다 예외의 경계를 실제로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를 따져야 한다.

단체행동의 목적이 대기업과의 거래조건 협상에 있는지, 아니면 경쟁사업자 간 가격·수량 등을 조율하는 데 있는지를 구분할 기준이 필요하다.

소비자 가격 상승이나 물가 부담, 수출기업의 경쟁력 저하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행위에 대해 사전 심사나 사후 중지·철회 기준을 마련할 것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노동자와 노동조합의 적용 배제도 별도의 검토가 필요하다.

전통적인 노동자와 노동조합의 정당한 권리행사는 그동안 원칙적으로 공정거래법의 규율 대상이 아닌 영역으로 이해돼 왔다. 따라서 이를 법률에 명확히 규정하면 법적 불확실성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사업자 간 경쟁을 규율하는 경쟁법 체계에서 별도의 적용 배제 규정을 두는 것이 필요한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TF의 진행 상황도 국정감사에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공정위는 2026년 상반기 중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하반기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현재까지 TF 회의가 애초 계획대로 진행됐는지, 어떤 쟁점을 논의했는지, 적용예외의 범위와 통제장치에 대한 검토가 어느 단계까지 이뤄졌는지를 따져야 한다.

공정위가 누구에게 적용 예외를 인정할 것인지보다 어떤 행위까지 허용하고, 그 행위가 담합으로 변질됐을 때 어떻게 발견하고 중단시킬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경제적 약자 보호가 실질적인 협상력 강화로 이어지려면, 동시에 소비자와 시장의 경쟁을 훼손하지 않는 정교한 안전장치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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