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IT

K게임, 일본서 '제2 블루아카' 찾는다…TGS에 서브컬처 신작 집결

선재관 기자 2026-09-06 11:06:47

넥슨게임즈·넷마블·엔씨·스마일게이트 신작 나란히 출품

게임 속 공간·성우·코스프레·굿즈로 출시 전 팬덤 확보

MMORPG·기존 흥행작 의존 낮추고 캐릭터 IP로 매출원 확대

TGS 2026[사진=일본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협회(CESA)]

[경제일보] 넥슨게임즈와 넷마블, 엔씨소프트, 스마일게이트가 일본에서 서브컬처 신작을 한꺼번에 선보인다. 대형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과 기존 흥행작에 기대온 국내 게임사들이 캐릭터와 이야기 중심의 지식재산(IP)으로 장르와 매출원을 넓히려는 움직임이다. 출시 전 팬덤의 반응을 확인할 무대로 일본을 택했다.

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이들 게임사는 오는 17일부터 21일까지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리는 ‘도쿄게임쇼(TGS) 2026’에 참가한다. 올해 TGS는 17~18일 기업 대상 행사에 이어 19~21일 사흘간 일반 관람객을 받는다.

이번 전시에서 공통으로 드러나는 전략은 게임 설명보다 캐릭터 경험을 먼저 파는 방식이다. 시연대 옆에 성우와 코스플레이어가 출연하는 무대를 만들고 게임 속 장소를 현실 공간으로 옮긴다. 아크릴 스탠드와 포토카드 등 굿즈도 출시 전부터 내놓는다. 이용자가 캐릭터와 세계관에 애착을 갖게 한 뒤 게임과 2차 창작, 상품 소비로 이어지도록 접점을 넓히는 것이다.
 
'블루 아카이브' 개발진이 만드는 넥슨게임즈의 차기작 이름이 '파레이돌리아'로 확정됐다.[사진=넥슨]

일본은 이 전략의 성패를 확인하기 좋은 시장이다. 센서타워가 지난해 2월 발표한 집계에 따르면 넥슨게임즈의 ‘블루 아카이브’는 2021년 일본 출시 후 4년간 글로벌 누적 매출 약 6억5000만달러를 기록했고, 이 가운데 73.1%가 일본에서 나왔다. 당시 최근 1년간 일본 모바일게임 매출 상위 10위권에도 서브컬처 게임 6종이 포함됐다.

넥슨게임즈는 블루 아카이브는 올해 1월 5주년 업데이트 직후에도 일본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에 올라 현지 출시 후 13번째 정상을 기록했다. 시장 규모가 큰 만큼 이용자의 눈높이를 넘지 못하면 신작이 빠르게 밀려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가장 직접적으로 블루 아카이브의 뒤를 잇는 작품은 넥슨게임즈의 ‘파레이돌리아’다. ‘프로젝트 RX’로 개발해 온 이 게임은 블루 아카이브 제작 조직인 IO본부 산하 RX스튜디오가 맡았다. 이용자는 지구와 닮은 세계의 ‘아니마시’에서 부흥센터장으로 일하며 특별한 능력을 지닌 ‘메이츠’들과 도시의 문제를 해결한다. 언리얼 엔진5 기반 3D 그래픽으로 전투와 캐릭터 교감, 생활 콘텐츠를 함께 구현한다.

TGS는 파레이돌리아의 첫 시연 무대다. 넥슨게임즈는 게임의 거점인 ‘타소가레관’을 재현한 부스를 꾸미고 등장인물 코스프레와 체험 행사, 한정 상품을 선보인다. 전작의 성공 공식을 그대로 반복하는지를 넘어 일상과 교감을 강조한 새 세계관이 일본 이용자에게 독자적인 매력으로 받아들여지는지가 첫 평가 대상이다.
 
넷마블이 도쿄 게임쇼 2026 티저 사이트를 통해 공개한 '펄 인 블루' 콘셉트 아트.[사진=넷마블]

넷마블은 TGS 출품작 3종 가운데 서브컬처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펄 인 블루’를 처음 시연한다. 카툰 렌더링 방식의 3D 전투에 청춘 러브코미디를 결합한 작품이다. 도시를 지키는 캐릭터들의 전투와 일상을 함께 보여주며 전투 성능뿐 아니라 등장인물 간 관계와 대화를 주요 소비 요소로 내세운다.

현장에서는 캐릭터 4명의 일본 성우진이 주요 장면을 직접 연기하고 관람객과 질의응답을 진행한다. 일본 코스플레이어와 캐릭터 굿즈도 배치한다. 넷마블은 ‘샹그릴라 프론티어: 일곱 최강종’,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도 함께 출품해 일본 IP 기반 게임과 자체 서브컬처 신작을 동시에 시험한다. 펄 인 블루의 정식 출시 일정과 구체적인 사업모델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씨가 신작 '아스트라에 오라티오'를 일본 최대 게임 전시회인 도쿄게임쇼에 출품한다.[사진=엔씨]

엔씨는 디나미스 원이 개발하고 자사가 퍼블리싱할 ‘아스트라에 오라티오’를 단독 부스로 내세운다. 마법과 현대적 일상을 결합한 이른바 ‘신전기’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서브컬처 RPG다. MMORPG 비중이 높은 엔씨에는 기존 이용자층 밖에서 캐릭터 중심 게임의 개발·서비스 역량을 확보한다는 의미가 있다.

일본 이용자와의 접점은 TGS 이전부터 넓혀왔다. 엔씨는 지난달 일본 코믹마켓에서 티저 아트북과 굿즈를 선보였으며, 회사 측에 따르면 준비한 아트북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현재 첫 비공개시험(CBT)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지만 시험 일정과 정식 출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전시 현장의 관심이 실제 테스트 참여와 게임 잔존율로 이어지는지가 엔씨의 장르 다변화를 판단할 첫 지표다.
 
스마일게이트는 '미래시: 보이지 않는 미래(미래시)'와 '데드 어카운트: 두 개의 푸른 불꽃' 등 신작 2종을 선보인다.[사진=스마일게이트]

스마일게이트는 ‘미래시: 보이지 않는 미래’와 ‘데드 어카운트: 두 개의 푸른 불꽃’을 한 부스에 나눠 배치한다. 미래시 공간에는 캐릭터의 일화를 담은 영상을 상영하는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게이트와 4면 LED 타워를 설치한다. 일본 코스플레이어 이오리 모에와 에나코가 출연하는 무대와 시연·굿즈 행사도 마련한다.

데드 어카운트는 와타나베 시즈무 작가가 2023년부터 연재한 동명 일본 만화를 팀 기반 로그라이트 RPG로 옮긴 작품이다. 원작 인지도를 활용해 초기 이용자를 모을 수 있지만 만화 독자를 게임 이용자로 전환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스마일게이트는 자체 세계관을 내세운 미래시와 일본 원작을 활용한 데드 어카운트를 함께 선보이며 현지에서 두 가지 IP 확장 방식을 비교하게 된다.

TGS 현장의 줄과 굿즈 소진만으로 흥행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시연 뒤 사전예약과 공식 채널 구독이 얼마나 늘었는지, 출시 후 일본 이용자가 얼마나 오래 남고 캐릭터에 비용을 지불하는지가 사업성을 가른다. 네 회사가 일본에서 확보한 팬덤을 게임 매출과 장기 IP로 연결한다면 국내 게임업계의 장르 다변화도 일회성 신작 출시를 넘어 새로운 성장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0개의 댓글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