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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만장 팔린 '붉은사막', 이번엔 사운드로 승부

선재관 기자 2026-09-09 16:33:32

주차장 잔향부터 눈 밟는 소리까지 현장 녹음…전투 흐름 따라 음악 변화

북유럽 전통악기 가상음원으로 제작…세계 사운드트랙상 최종 후보 올라

펄어비스 붉은사막, 오디오 제작 비하인드 영상 공개.

[경제일보] 글로벌 판매량 600만장을 넘어선 펄어비스의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 ‘붉은사막’이 그래픽에 이어 사운드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광활한 세계와 전투의 변화를 소리로 전달하기 위해 실제 공간의 잔향과 자연환경음을 직접 녹음하고, 전투 상황에 따라 음악이 바뀌는 적응형 오디오를 적용했다.

펄어비스는 붉은사막의 오디오 제작 과정을 담은 비하인드 영상을 ‘펄어비스 뮤직’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다고 9일 밝혔다.

영상에는 류휘만 총괄 오디오 디렉터와 주인로 뮤직 디자이너, 김명훈·이원범 사운드 디자이너가 출연했다. 제작진은 실사에 가까운 그래픽과 어울리는 현실적인 소리를 구현하면서도 실제보다 명확하고 극적으로 들려야 하는 게임 오디오의 특성을 함께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소리의 공간감을 살리기 위해 주차장과 복도, 건물 내부 등에서 발생하는 잔향을 직접 녹음했다. 새가 지저귀는 소리와 눈을 밟을 때 나는 마찰음 등 환경음도 현장에서 수집했다. 녹음한 소리는 게임 속 지형과 날씨, 공간 크기에 맞게 가공해 가상의 대륙 ‘파이웰’에 적용했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생명체의 소리는 여러 음원을 결합해 만들었다. 보스 몬스터 ‘골든스타’의 경우 관절 하나하나가 움직일 때 발생할 법한 마찰과 충격을 따로 설계하는 폴리(Foley) 작업을 거쳤다. 폴리는 영상 속 움직임에 맞춰 발소리와 충돌음 등을 새로 녹음하거나 제작하는 기법이다.

음악에는 북유럽 전통 현악기인 타겔하르파를 활용했다. 실제 연주음을 녹음한 뒤 가상악기로 제작하고 다시 음색을 가공하는 리샘플링 과정을 거쳤다. 이를 통해 중세 판타지 분위기를 살리면서 붉은사막만의 음악적 색채를 구축했다.

전투에서는 플레이어의 행동과 전황에 따라 배경음악이 자연스럽게 전환된다. 탐색 단계에서는 긴장감을 낮춘 음악이 흐르다가 적을 만나거나 보스전이 시작되면 악기 구성과 리듬이 달라지는 방식이다. 음악을 단순히 반복 재생하는 대신 게임의 상태값과 연결해 이용자가 화면과 소리의 변화를 함께 느끼도록 설계했다.

필드 음악도 지역별 환경과 이동 흐름을 고려했다. 넓은 오픈월드를 장시간 탐험하는 과정에서 음악이 지나치게 반복되거나 플레이를 방해하지 않도록 재생 시점과 간격, 곡의 강도를 조정했다. 시각 정보가 닿지 않는 곳의 적이나 지형 변화를 소리로 먼저 전달하는 것도 오디오의 역할이다.

지난 3월19일 글로벌 출시된 붉은사막은 출시 하루 만에 200만장, 26일 만에 500만장을 판매했다. 펄어비스가 지난달 공개한 반기보고서 등에 따르면 출시 83일 만에 누적 판매량 600만장을 넘어섰다. PC와 플레이스테이션5, 엑스박스 시리즈 X·S, 맥으로 출시됐다.

사운드에 대한 해외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붉은사막은 ‘2026 월드 사운드트랙 어워즈(WSA)’ 게임 뮤직 어워드 최종 후보 5개 작품에 포함됐다. 류휘만·주인로·노형우·김지윤·오동준 등 펄어비스 음악 제작진이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WSA는 붉은사막 음악에 대해 웅장한 관현악곡에서 서정적인 독주곡으로 자연스럽게 전환하며 파이웰 대륙의 규모와 역동성을 뒷받침했다고 평가했다. 수상작은 오는 10월10일 벨기에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발표된다.

이번 영상은 출시 이후에도 붉은사막을 단발성 흥행작이 아닌 장기 지식재산권(IP)으로 키우려는 콘텐츠 전략의 하나로 풀이된다. WSA 수상 여부와 별개로 자체 엔진과 그래픽뿐 아니라 음악·음향 제작 역량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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