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특별법의 세부 기준 마련이 본격화됐다. 어떤 시설을 AI 데이터센터로 인정할지, 비수도권 전력계통영향평가 특례를 어느 규모까지 적용할지가 시행령 제정 과정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9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산업 진흥에 관한 특별법’ 하위법령 마련을 위한 공개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토론회는 특별법 시행령 제정을 앞두고 산업계와 학계, 관계기관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구체적인 시행령 조문이나 수치 기준을 공개하기보다 법률이 하위법령에 위임한 주요 사항을 설명하고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특별법은 지난 6월9일 공포됐으며 9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3월10일부터 시행된다. AI 데이터센터 산업 진흥을 위한 기본계획과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인허가 일괄처리, 비수도권 전력 특례, 시설 설치기준 완화, 특구 지정 등의 근거를 담고 있다.
시행령에서 우선 정해야 할 부분은 AI 데이터센터의 인정 범위다. 일반 데이터센터도 일부 서버에 그래픽처리장치(GPU)나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운용할 수 있어 AI 가속기를 보유했다는 사실만으로 지원 대상을 구분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AI 연산장비의 비중과 전력 사용량, 랙당 전력밀도, 전체 설비 가운데 AI 연산에 사용되는 비율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AI 데이터센터로 신고할 때 사업자가 제출해야 할 자료와 사실 확인 절차도 시행령에서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자가용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외부 기업과 연구기관에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는 ‘개방형 AI 데이터센터’를 인정 범위에 포함할지도 관심사다. 개방형 시설은 자체 AI 인프라를 구축하기 어려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 GPU·NPU 자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지원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다만 개방형 AI 데이터센터를 지원 대상으로 인정하려면 외부 제공 자원의 비율과 이용 실적, 계약 구조 등을 확인할 기준이 필요하다. 특별법 시행 이전부터 구축됐거나 일반 데이터센터에서 AI용으로 전환 중인 시설에 대한 경과규정을 어떻게 마련할지도 쟁점이다.
전력 관련 특례의 적용 기준도 시행령의 핵심이다. 특별법은 비수도권에서 AI 데이터센터를 신축·증축하거나 기존 시설을 AI 데이터센터로 전환하는 경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 규모 이하 시설에 대해 전력계통영향평가를 면제할 수 있도록 했다.
전력계통영향평가는 대규모 전력 소비시설이 지역 전력망에 미칠 영향을 사전에 검토하는 제도다. 업계에서는 평가 면제를 통해 데이터센터 구축 기간을 줄이고 비수도권 투자를 촉진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면제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지면 전력망 안정성과 지역 전력 수급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여러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걸친 인허가를 과기정통부가 한 번에 접수하는 일괄처리 절차도 하위법령에서 구체화한다. 관계기관이 정해진 기간 안에 의견을 내지 않을 경우 인허가가 처리된 것으로 보는 이른바 ‘타임아웃제’의 처리 기간과 예외 사유 등이 논의 대상이다.
AI 데이터센터 특구의 지정 절차와 입주기업 지원 범위도 시행령에 담긴다. 정부는 지역의 전력 여건과 산업 기반, 데이터센터 집적 효과 등을 고려해 특구 지정과 지원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김경만 과기정통부 인공지능정책실장은 “AIDC 특별법은 우리나라 AI 인프라 확충의 속도를 좌우하는 법인 만큼 하위법령도 현장에서 실제로 효과적으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과 관계부처 협의 결과를 검토해 시행령안을 보완한 뒤 입법예고 절차를 진행한다. 지원 범위를 넓혀 투자를 촉진하면서도 명목상 AI 데이터센터가 특례를 받는 일을 막을 수 있는 객관적인 인정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향후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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