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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경제일보] 쌀 창고로 시작해 AI 풀필먼트로…CJ대한통운,95년 '연결'의 역사

정보운 기자 2026-09-17 08:30:32

한국의 산업화와 물류거점

1930년 日반출 쌀보관 시설로 출발…매출 12조 국가 배송 인프라 중추

2013년 CJ·대한통운 합병 전환점…2025년 '주 7일 배송 매일오네' 대변화

[자료/사진=CJ대한통운/연합뉴스]

[경제일보] 1930년 11월 15일, 서울 을지로 입구의 경성전기 본사 건물에서 조선미곡창고주식회사가 업무를 시작했다. 일본으로 반출되는 조선 쌀의 물량을 조절하기 위한 보관시설을 운영하고 각종 화물을 취급하던 회사다. 이곳이 95년여 뒤 전국 물류망과 인공지능(AI) 기반 운송 플랫폼을 운영하는 CJ대한통운의 출발점이 됐다.

CJ대한통운의 성장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연결'이다. 초기에는 창고와 철도, 항만과 공장을 잇는 물류망을 구축했고 택배 시장이 성장하면서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했다. 이커머스 시대에는 보관·포장·출고·배송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었고 최근에는 운송 데이터에 AI와 로봇 기술을 접목해 화주와 차주, 국내외 공급망까지 연결 범위를 넓히고 있다.
쌀과 철도 잇던 회사…전국을 하나의 물류망으로
[사진=Chat GPT]


CJ대한통운의 역사는 한국 산업화 과정에서 물류망이 확대된 흐름과 맞닿아 있다. 조선미곡창고는 1950년 한국미곡창고로 이름을 바꾼 뒤 1962년 한국운수를 합병하고 철도 소운송업 면허를 취득했다. 1965년에는 국제물류 법인을 설립하며 택배 사업 확대의 기반이 된 운송 인프라를 갖춰갔다.


큰 전환점은 2013년 CJ GLS와 대한통운의 합병이다. 대한통운의 계약물류(CL) 인프라에 CJ GLS의 택배·글로벌 사업 역량이 더해지면서 현재의 CJ대한통운이 출범했다. 통합 첫해 3조원대였던 매출은 2022년 12조원을 넘어섰다.

늘어난 물동량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기술 투자도 본격화됐다. 2016년 TES Innovation Center를 열어 로봇과 자동화 설비, 데이터 분석 등을 현장에 적용했고 2018년에는 곤지암 메가허브터미널을 열었다. 이곳은 하루 약 170만 상자의 택배를 처리하는 핵심 거점이다.

이후 사업은 풀필먼트로 확장됐다. 2020년 e-풀필먼트를 도입해 재고관리부터 피킹·포장·출고·배송까지 원스톱으로 관리하면서 익일배송 주문 마감시간을 오후 3시 수준에서 밤 12시까지 늦췄다. 2025년에는 B2B·B2C·B2B2C를 아우르는 통합 브랜드 '더 풀필(THE FULFILL)'을 선보여 국내외 520여개 물류거점을 기반으로 상품별 맞춤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 7일 배송부터 AI 배차까지…물류의 시간을 재설계하다
[사진=Chat GPT]


전국 배송망을 구축한 CJ대한통운은 배송 공백을 줄이고 도착 시간을 앞당기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2023년 3월 통합 배송브랜드 '오네(O-NE)'를 선보인 뒤 익일·새벽·당일·2~4시간 내 배송으로 서비스를 세분화했다. 올해 4월에는 개인 간 배송 서비스 '보내오네'도 추가했다.

가장 큰 변화는 2025년 1월 도입한 주 7일 배송 '매일오네'다. 일요일과 공휴일에도 배송이 가능해지면서 2025년 12월 일요일 배송물량은 연초 대비 67% 증가했다. 식품과 패션 등 휴일 배송 수요가 높은 셀러를 중심으로 이용도 확대되고 있다.

배송 시간대를 촘촘하게 운영하려면 상품 위치와 출고 시점, 운송 차량까지 함께 최적화해야 한다. CJ대한통운은 택배와 풀필먼트에 AI·자동화 기술을 접목하는 한편 물류거점 사이를 잇는 미들마일 운송도 디지털화하고 있다.

대표 사례인 AI 기반 미들마일 플랫폼 '더 운반(the unban)'은 운행이력과 노선별 수요, 화물 특성 등을 분석해 운임 산출과 차량 매칭의 정확도를 높인다. 2026년 6월 말 기준 가입 화주는 7000여개사, 차주는 7만여명이며 서비스 초기 50% 미만이던 자동배차 성공률도 80% 이상으로 높아졌다.

물류센터 자동화도 확대하고 있다. TES물류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디지털 피킹·분류 시스템과 자율주행 운송로봇을 현장에 적용하고 있으며 올해 7월에는 AI 기반 과대포장 진단 솔루션 '팩체크'를 전국 26개 물류센터에 도입했다. 자동화 설비와 AI 시스템에 투입되는 비용을 고려하면 향후 경쟁력은 처리 비용과 시간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미국 물류거점 잇고 E2E 확대…글로벌 사업 '성장의 질' 관건
[사진=Chat GPT]


CJ대한통운은 2013년 통합 이후 현지 물류기업을 잇달아 인수하며 해외 사업 기반을 넓혔다. 2016년 말레이시아 센추리 로지스틱스를 시작으로 인도 다슬 로지스틱스, 베트남 제마뎁 물류·해운 부문, 미국 DSC 등을 인수해 주요 시장의 창고와 운송망, 고객 기반을 확보했다.

글로벌 사업은 국제운송을 넘어 생산지부터 최종배송까지 공급망 전 과정을 아우르는 E2E(End-to-End) 물류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 이달 일리노이주 엘우드에서 연면적 약 10만2775㎡ 규모 물류센터 가동을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뉴저지주 시카커스센터와 연계해 북미 공급망 대응 범위를 넓히고 있다.

성과는 외형 성장으로 나타나고 있다. 2026년 2분기 연결 매출은 3조3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했다. 글로벌사업 매출도 미국·인도 등 전략국가와 초국경 전자상거래(CBE) 물량 확대에 힘입어 9.4% 늘어난 1조206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16억원으로 11.9% 감소했다. 배송 서비스 고도화와 물류 인프라 투자 비용이 늘어난 데다 글로벌사업도 포워딩 업황 둔화의 영향을 받았다. 국내외에서 넓힌 물류망을 안정적인 이익 성장으로 연결하는 것이 향후 CJ대한통운의 성장의 질을 좌우할 핵심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창고업에서 택배·풀필먼트·글로벌 물류로 사업을 넓혀온 배경에는 고객과 시장의 변화를 실제 서비스로 연결하는 실행력이 있었다"며 "앞으로는 전국 물류망에서 축적되는 데이터와 AI·로봇 기술을 활용해 생산성과 수익성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아주경제 2026년 09월 17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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