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올해 연말 5대 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 은행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이들의 연임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KB금융이 양종희 회장의 연임 대신 이재근 부문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택하면서 연말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인사에도 변화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금융당국도 금융지주와 자회사 CEO의 선임·연임 절차를 들여다보며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현직 CEO의 경영성과뿐 아니라 후보군 관리와 검증 등 승계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연말 인사의 주요 변수로 부상할 전망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환주 KB국민은행장과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말 만료된다. 이환주·이호성·정진완·강태영 행장은 취임 후 첫 연임을 앞두고 있다. 정상혁 행장은 이미 한 차례 연임해 추가 선임 시 세 번째 임기에 들어간다.
은행장들의 상반기 경영성과는 엇갈렸다. 정상혁 행장이 이끄는 신한은행은 상반기 2조4585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환주 행장의 KB국민은행은 지배주주지분 순이익 2조225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7% 증가했다. 기업대출도 지난해 말보다 약 6조5000억원 늘었다.
하나은행은 이호성 행장 취임 2년차인 올해 상반기 2조1211억원의 지배주주지분 순이익을 냈다. 정진완 행장이 이끄는 우리은행의 지배주주지분 순이익은 1조3730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자마진(NIM)은 지난해 1.46%에서 올해 상반기 1.51%로 높아졌지만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31%에서 0.39%로 상승했다.
강태영 행장의 NH농협은행은 상반기 1조180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1.1% 증가한 규모다. NIM도 같은 기간 1.70%에서 1.74%로 높아졌다. 다만 제충당금 전입액은 4100억원에서 5201억원으로 늘었다.
은행장 연임 여부는 실적뿐 아니라 수익성과 건전성, 자본적정성 등 경영성과 전반을 토대로 결정된다. 여기에 내부통제와 생산적 금융 등 임기 중 추진한 주요 경영과제의 이행 성과도 평가에 반영된다.
올해는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논의도 맞물렸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올해 초부터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CEO 선임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개선방안과 발표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1일 이재근 KB금융 부문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 회추위는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과 양종희 현 회장, 이 부문장을 대상으로 각각 2시간의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후 경력·전문성과 리더십, 도덕성 등 5개 항목과 25개 세부 기준을 평가해 이 부문장을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회추위는 현재의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그룹의 경쟁력과 미래 성장동력을 강화하기 위해 변화와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승계 절차도 예년보다 한 달 이상 앞당겨 후보 검증 기간을 늘렸다. KB금융은 이를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선진화 기조에 맞춘 조치라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의 선택 이후 연말 금융사 CEO 인사에서 변화 여부에 관심을 두고 있다. 경영성과가 여전히 주요 평가요소인 가운데 후보군 관리와 검증 등 승계 절차의 적정성도 이전보다 중요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당국도 추가 메시지를 내놨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5일 임원회의에서 연말까지 은행장을 포함한 다수 금융지주 자회사 CEO의 승계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대부분 금융지주의 자회사 CEO 승계 절차가 미흡하고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역할도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추상적인 CEO 자격요건 △후보 압축 단계별 최소 검증기간 부재 △형식적인 상시후보군 관리 △불투명한 후보 압축·검증 등을 문제로 꼽았다. 후보군 선정부터 검증·평가, 기록까지 승계 절차 전반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향후 CEO 승계가 투명하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진행되는지 점검을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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