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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인 포커스] 이재근 KB금융 차기 회장 후보, '1등 그 이후'…AI·분권경영 시험대

송정훈 기자 2026-09-14 09:26:56

"국내 1등에 안주하지 않겠다"…글로벌 리딩금융 강조

AI 전환·비은행 경쟁력·생산적 금융 확대가 핵심 과제

"회장 개인기보다 시스템"…계열사 인사·분권경영도 시험대

[사진=AI 생성 이미지]

[경제일보] 이재근 KB금융그룹 차기 회장 후보자가 14일 첫 출근길 메시지로 ‘국내 1등을 넘어선 글로벌 리딩금융’을 제시했다. 안정적인 실적과 자본력을 이어받았지만 인공지능(AI) 전환과 글로벌 사업 확대, 생산적 금융, 계열사 인사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이 후보자는 이날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내 금융그룹의 1등이라는 게 이제 더 이상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며 “KB금융이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리딩 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경영의 연속성과 전략의 연속성, 비즈니스의 연속성은 훼손되지 않고 잘 이어나가도록 하겠다”며 “AI 시대에 앞으로 3~5년간 그룹의 명운이 달려 있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의 첫 번째 과제는 KB금융의 ‘리딩금융’ 지위를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로 연결하는 일이다. KB금융은 은행뿐 아니라 증권·보험·카드 등 비은행 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높아졌고 자본여력도 견조한 편이다. 하지만 신한·하나·우리금융 역시 비은행 확대와 자본 효율화에 속도를 내고 있어 앞으로 경쟁의 초점은 단순한 순이익 1위보다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AI 전환은 이 후보자가 직접 ‘그룹의 명운’을 언급한 만큼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금융권의 AI 활용은 단순 업무 자동화를 넘어 고객 상담, 신용평가, 자산관리, 내부통제, 상품 개발로 확대되고 있다. KB금융도 그룹 차원의 AI·데이터 혁신을 추진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비용 절감을 넘어 실제 수익모델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개인정보 보호와 알고리즘 편향, 보안 문제까지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것도 과제다.
 
글로벌 사업 역시 이 후보자가 직접 성과를 내야 할 분야다. 그는 이날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리딩 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장과 지주 글로벌사업부문장을 지낸 경험을 감안하면 향후 해외 전략에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다만 국내 금융그룹의 해외 사업은 여전히 전체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제한적이다. 단순 점포 확대보다 수익성이 검증된 시장에 자본을 집중하고 기업금융·자산관리·디지털금융을 결합한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강조하는 생산적 금융도 피할 수 없는 과제다. KB금융은 첨단산업과 혁신기업 지원을 확대하고 있지만 공급 규모 경쟁이 과도해질 경우 기업대출 건전성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얼마나 많이 공급했느냐’보다 ‘어떤 기업에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공급해 성장과 수익을 동시에 만들었느냐’가 성과를 가를 전망이다.
 
계열사 대표 인사도 취임 초반 이 후보자의 리더십을 가늠할 첫 시험대다. 이 후보자는 “회장이 전부 다 힘을 갖고 하기보다는 금융그룹이 클수록 시스템으로 움직여야 한다”며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함께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세대교체에 대해서도 단순히 나이를 기준으로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의사결정을 신속하고 책임 있게 할 수 있는 리더가 중요하다”며 전문성과 조직원과의 호흡, 헌신을 이끌어낼 수 있는 역량을 기준으로 인사를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회장 중심’보다 ‘시스템 중심’의 분권형 조직을 지향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은행·증권·보험·카드·캐피탈·자산운용 등 계열사가 많은 KB금융에서 실제로 계열사 CEO의 자율성과 책임경영을 어느 수준까지 보장할지가 관건이다.
 
이 후보자에게는 전임 체제의 성과를 이어가면서 자신의 색깔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도 있다. 양종희 회장 체제에서 KB금융은 리딩금융 지위를 굳히고 주주환원을 확대했으며 비은행 강화와 AI 전환, 생산적 금융 등 중장기 전략도 상당 부분 진행했다.
 
따라서 새 체제의 성패는 기존 전략을 뒤집는 데 있기보다 실행 속도와 성과를 얼마나 높이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이 후보자는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오는 11월 21일 취임해 3년간 KB금융을 이끌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의 관심은 이제 선임 자체보다 이 후보자가 강조한 ‘국내 1등 그 이후’의 성장 모델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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