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제넨셀이 개발하던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ES16001의 임상시험 승인 과정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계기로 다시 쟁점이 됐다. 동물실험에서 나온 폐사와 토혈 기록이 식품의약품안전처 제출 자료에서 빠졌다는 1심 재판부의 판단이 알려진 데 이어 당시 국회의원이던 김 후보자가 식약처장에게 이 사안과 관련해 연락한 사실이 확인되면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제넨셀은 대상포진 치료제로 개발하던 담팔수 잎 추출물 기반 경구용 후보물질 ES16001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전환해 2021년 9월 23일 임상 2·3상 시험계획을 식약처에 신청했다. 식약처는 같은 달 30일 14개 항목의 보완을 요구했고 보완자료를 검토한 뒤 10월 26일 이를 승인했다. 당시 식약처는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신속심사 절차를 운영하고 있었다.
쟁점이 된 것은 승인에 앞서 제출된 비임상 자료다. 서울서부지법 1심 판결문에서는 제넨셀은 2021년 코로나19에 감염된 햄스터를 대상으로 ES16001의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하는 시험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고용량 투여군 5마리 가운데 1마리가 약물 역류와 토혈 증상을 보인 뒤 죽었다. 살아남은 개체에서도 심한 폐 비대증이 확인된 것으로 판결문에 기재됐다. 재판부는 이 내용이 연구팀 초안에는 담겼으나 식약처에 제출된 최종 보고서에서는 삭제됐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이를 단순한 문구 정리로 보지 않았다. 승인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내용을 인식하면서도 유효성과 관련된 결과가 있는 것처럼 부각했다는 취지다. 제넨셀 설립자 강모씨는 위계공무집행방해와 약사법 위반 등 혐의로 2024년 12월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으나 이에 불복해 항소했고 현재 서울고법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1심 판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국회에 제출된 자료 등을 통해 당시 식약처 내부에서도 검토 과정에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에서 진행된 임상 2상 자료만으로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됐다고 보기 어렵고 국내 시험 대상자 수도 적지 않다는 취지의 의견이 있었다는 것이다. 식약처는 관련 자료와 앞선 임상 결과 등을 함께 검토한 뒤 안전성 보완 장치를 두고 승인했으며 통상의 절차를 따랐다는 입장이다.
ES16001은 이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식약처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22년 국내 임상 2상 과정에서 93명에게 투약이 이뤄졌으며 현재까지 중대한 약물이상반응 의심 사례는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동물실험에서 발생한 폐사를 약물 자체의 부작용으로 단정할 수 있는지도 별개의 문제다. 당시 실험동물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상태였다는 점에서 원인을 약물로 특정하기 어렵다는 반론이 제기돼 있다.
김 후보자는 국회의원이던 2021년 10월 12일 지인의 요청을 받고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제넨셀의 임상시험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 승인은 같은 달 26일 이뤄졌다. 김 후보자 측은 특정한 승인 결론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심사가 부당하게 지연되지 않고 공정하게 진행되는지 확인해 달라는 취지의 민원 전달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지난 15일 인사청문회에서도 민원을 전달한 이후 승인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임상 자료 문제에 대해서는 이를 알지 못했으며 치료제의 성능이나 자료의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재판부는 시간적 선후만으로 연락이 심사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관련 1심 재판에서도 김 후보자의 연락 이후 제넨셀이 특혜를 받아 승인됐다는 연결고리까지는 인정되지 않았다. 당시 문자와 통화 내용만으로 정상적인 절차를 생략하거나 다른 업체보다 우선 검토해 달라는 청탁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재판부 판단이었다.
정치후원금은 별도의 쟁점이다. 서울서부지검은 김 후보자가 민원 전달의 대가로 500만원을 받기로 약속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면서도 청탁 자체가 위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2024년 12월 기소유예 처분했다. 실제 돈은 전달되지 않았다. 김 후보자는 이 처분에 불복해 2025년 5월 헌법소원을 냈고 헌법재판소가 전원재판부에서 심리 중이다. 김 후보자는 후원금 명목으로 금품 수수를 약속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기소유예는 혐의가 인정된다는 검찰의 판단일 뿐 법원의 유죄 판단이 아니다.
제넨셀 설립자 강모씨와 지인 양모씨는 이와 별개로 뇌물공여약속 등 혐의로 기소돼 서울서부지법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을 11월 12일로 정했으며 1심은 11월 마무리될 전망이다. 두 사람에 대한 유무죄는 아직 가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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