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종합격투기(MMA)가 아시안게임 역사상 처음으로 정식 메달 종목에 이름을 올린다. 한국에서는 윤태영, 최은석, 이보미가 초대 국가대표로 나서 사상 첫 메달에 도전한다. 프로 격투기 무대에서 성장한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아 정상에 도전하는 새로운 장이 열리는 셈이다.
17일 대한MMA총협회에 따르면 김금천 감독이 이끄는 한국 MMA 대표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일본 나고야로 출국했다. 로드FC 라이트급 챔피언 출신 권아솔이 수석코치로 동행한다. 선수들은 현지 적응 훈련과 대진 추첨을 거쳐 오는 20일부터 메달 경쟁에 돌입한다.
이번 대회에서 MMA는 단순 시범경기가 아닌 정식 메달 종목으로 치러진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지난해 2월 집행위원회에서 MMA의 6개 세부 경기 구성을 승인했고, 같은 해 5월 대회 정식 종목 편입을 확정했다. 남자 4개 체급과 여자 2개 체급에 총 6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MMA는 복싱과 킥복싱 등의 타격 기술에 레슬링, 주짓수 등에서 활용되는 넘어뜨리기와 관절기, 조르기 기술을 결합한 격투 스포츠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도복을 착용하는 트래디셔널과 반바지·래시가드를 착용하는 모던으로 나뉜다. 트래디셔널에서는 상대 도복을 잡아 던지거나 제압하는 기술도 활용할 수 있다.
프로 경기와의 차이도 주목할 대목이다. 아시안게임 MMA는 철망으로 둘러싸인 케이지가 아닌 열린 팔각형 매트에서 진행된다. 일반 경기는 3분씩 2라운드, 결승은 5분씩 2라운드로 치러진다. 평소 케이지를 활용해 상대를 압박하거나 넘어뜨리는 데 익숙한 선수에게는 경기 공간과 운영 방식에 대한 적응이 중요하다.
한국은 6개 체급 가운데 3개 체급에 출전한다. 윤태영은 남자 트래디셔널 77㎏급, 최은석은 남자 모던 71㎏급, 이보미는 여자 모던 54㎏급에 나선다. 세 선수 모두 아시아MMA협회 공식 국제대회 참가와 성적 등 출전 자격 요건을 거쳐 선발됐다.
로드FC 웰터급 챔피언인 윤태영은 프로 무대에서 쌓은 경험을 앞세운다. 지난 5월 아시아MMA선수권대회 출전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대표 자격을 얻었고, 한국이 추가 확보한 77㎏급 출전권의 주인공이 됐다. 프로 경력과 국제대회 경험을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어떻게 결합하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최은석은 고등학교 재학 중 프로 무대에 데뷔한 젊은 선수다. 여자 대표 이보미는 자신의 타격 능력을 살리면서 상대의 테이크다운과 그라운드 공격에 대응하는 훈련을 병행해 왔다. 세 선수는 전 UFC 선수 정찬성의 지도를 받으며 실전 기술을 보완하기도 했다.
대표팀의 도전은 넉넉하지 않은 훈련 환경 속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선수들은 진천선수촌을 이용하지 못해 서울과 경기 광주, 강원 원주 등의 체육관을 오가며 훈련했다. 숙박과 훈련비 부담을 덜기 위해 저렴한 숙소를 활용하고 후원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도 겪었다.
대한MMA총협회는 대한체육회의 정회원 단체와 같은 지원 체계를 갖추지 못한 상태다.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 진입이라는 성과와 별개로 선수 육성과 훈련 지원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이번 대회 성적은 국내 MMA의 국제 경쟁력을 확인하는 계기이자 향후 지원 체계를 논의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선수들의 목표는 분명하다. 윤태영은 이날 출국에 앞서 반드시 금메달을 확보하겠다는 각오를 밝혔고, 최은석과 이보미 역시 첫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경기는 나고야시 이나에 스포츠센터에서 열린다. 오는 20일 예선과 8강전, 21일 준결승에 이어 22일 체급별 결승이 치러진다. 한국 선수 3명이 첫 관문을 통과해 메달 경쟁에 합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금메달의 주인공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번 대회는 한국 MMA 선수들이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자격으로 공식 메달 경쟁에 나서는 무대라는 점에서 기록으로 남을 예정이다. 나고야에서 열릴 사흘간의 승부는 아시아 MMA의 첫 메달 역사를 쓰는 동시에 한국 격투 스포츠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하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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