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당국과 해당 업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날 가상자산업계의 빗썸과 금융투자업계의 대신증권·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해킹 침해가 발생한 사실을 파악했다.
이달 초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해킹 사고가 잇따랐을 당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직접적인 피해가 확인되지 않았다. 업계는 당시 공격자 인터넷주소(IP) 차단과 백신 설치 확대 등으로 보안 시스템을 대폭 강화했다.
같은 시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계의 핵심 전산시스템을 구축·운영하는 코스콤에서도 해킹 시도가 있었으나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코스콤은 증권사에 원장관리시스템 '파워베이스'(PowerBASE)를 제공하고 있어 해킹 시 이를 통한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이 있다.
다만 최근 시도는 파워베이스 메인망이 아닌 웹서비스를 겨냥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스콤은 "현재까지 이번 사고와 관련한 해킹 피해는 없었고, 추가 이상 징후 여부를 점검 중"이라고 설명했다.
대신증권 3만8490명 정보 유출… 핵심 DB는 접근 못 해
대신증권은 지난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증권계좌 개설 연계 서버에서 해커의 비정상 접근 징후를 포착해 규제당국에 신고했다. 이후 진행된 내부조사에서 현재까지 고객 3만8490명의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공격자는 거래내역이 저장된 데이터센터의 코어 데이터베이스에는 접근하지 못했다. 다만 개인정보 등이 저장된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에 침입해 이름·ID 등을 빼낸 것으로 알려졌다.
유출이 확인된 항목은 총 8개로 △고객명 △이메일 △주소 △통신ID △은행명 △입/출금 계좌번호(암호화) △대신증권 종합계좌번호(암호화) △휴대전화번호(암호화)다. 대신증권은 "피해 고객을 대상으로 보호 조치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알렸다.
빗썸·미래에셋운용도 침해… 유출 범위는 조사 중
빗썸은 27일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 시스템에서 외부 비인가자의 비정상 접근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인지했다. 현재까지는 임직원 정보만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원 정보 포함 여부를 비롯한 정확한 유출 범위는 분석 중이다.빗썸 측은 이날 금융당국에 가상자산 지갑 주소 등 부정 결제나 가상자산 이전에 활용될 수 있는 정보는 유출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날 최근 일부 웹 시스템에서 외부 IP의 비정상 접근 정황을 확인하고 즉시 접근 경로를 차단한 뒤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고 안내했다. 사고 원인과 영향 범위는 조사 중이다.
현재까지 유출 범위는 일부 업무용 시스템 이용 정보에 한정된 것으로 파악돼 △고유식별정보 △민감정보 △개인신용정보는 유출되지 않았다. 고유식별정보에는 △주민등록번호 △여권번호 △운전면허번호 △외국인등록번호 등이 포함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측은 해당 시스템이 개인 고객 대상 서비스가 아니어서 투자자 정보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금전적 피해는 없으며, 서버나 데이터베이스에 직접 침투한 흔적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회사 홈페이지를 포함한 주요 시스템과 서비스는 영향 없이 정상 운영 중"이라고 강조했다.
금감원 현장점검 착수… 금융위 내주 AI 해킹 대응 회의
금감원은 대신증권과 빗썸에 각각 현장 점검반을 파견해 침해사고 현황 점검에 착수했다. 점검 과정에서 법 위반 사항이 확인되면 검사로 전환할 방침이다.금융위원회는 이날 오후 유영준 디지털금융정책관 주재로 △금감원 △금융보안원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 △빗썸 등과 가상자산업권 침해사고 긴급 점검 회의를 열었다. 금융당국은 현장 조사를 통해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피해가 발생하면 소비자 보호 조치가 이뤄지도록 관리·감독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가상자산업권 등 전자금융거래법이 적용되지 않는 업권에도 주요 금융사 수준으로 보안 조치를 강화하고, 사고 발생 시 대비 태세를 갖출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다음주 중 △금감원 △금융보안원 △관계부처 △전 금융권 협회 △5대 시중은행장 등이 참석하는 AI 해킹 대응 점검 회의를 소집한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이날 오전 8개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정례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금융권에 정보기술(IT) 보안을 재차 당부했다.
이 원장은 "전날 주요 금투사 쪽에서 전반적인 해킹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안다"며 "인공지능(AI)이 해킹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보안 취약점이 쉽게 탐지되고 동시다발적 공격이 상시화될 것"이라며 "IT 보안은 고객의 재산과 정보를 보호하고 금융 신뢰를 위한 핵심 업무라는 인식에 따라 이사회가 IT보안 역량 제고를 위해 앞장서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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