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증권사 대부분이 앤트로픽의 나스닥 상장 인수단에 불참하기로 하면서 국내 개인투자자의 공모주 청약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10대 대형 증권사를 대상으로 앤트로픽 IPO 인수단 참여 여부를 확인한 결과 △한국 △미래 △NH △삼성 △하나 △키움 △신한 △대신증권 8곳이 불참 입장을 밝혔다.
메리츠증권은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답했다. KB증권은 개별 거래는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앤트로픽 IPO 인수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국내 증권사의 신고나 보고도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앤트로픽은 생성형 AI '클로드'를 개발한 기업으로 다음달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예상 시가총액은 최대 2조 달러(약 2680조원)로 올해 글로벌 IPO 시장 최대어로 꼽힌다.
국내 투자자가 앤트로픽 공모주를 청약하려면 국내 증권사가 미국 현지 인수단을 통해 확보한 물량을 배정받아야 한다. 앤트로픽의 대표 주관사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이어서 국내 증권사가 물량을 받지 못하면 청약 기회를 제공하기 어렵다. 주요 증권사가 인수단에 불참하면서 상장 전 공모주 청약은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이다.
증권사들이 참여를 꺼리는 배경에는 지난 5월 스페이스X 상장 당시 사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미래에셋증권은 당시 미국 현지 인수단에 참여해 국내 투자자에게 청약 기회를 주려 했으나 최종적으로 공모 물량을 배정받지 못했다.
이후 금감원이 미래에셋증권을 대상으로 현장검사에 나서면서 해외 IPO 청약 추진에 따른 규제 부담도 부각됐다. 최근 AI 기업의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과 국내 증시 급락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도 소극적인 태도의 요인으로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해외 공모주 청약이 약세를 보이는 주식시장에 더해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도 증권사에 부담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국내 투자자가 청약증거금을 내려면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야 해 원화 가치에 하락 압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환율 여건은 지난 5월 스페이스X 상장 당시보다 나아져 환율 문제만으로 불참을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국내 투자자는 앤트로픽 상장 이후 국내 증권사의 해외주식 거래로 직접 매수하거나 앤트로픽 주식을 담은 상장지수펀드(ETF)로 간접투자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대형 증권사가 세계적 IPO에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이 글로벌 투자은행(IB) 경쟁력 강화라는 정책 방향과 거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스페이스X 공모주를 배정받지 못한 전례가 있어 증권사들이 전반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라며 "AI 거품론도 계속 제기되는 만큼 대규모 해외 IPO에 참여하는 데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들이 글로벌 IB로 성장하려면 해외 법인을 설립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세계적인 대형 거래에 직접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며 "국내 투자자들이 이번에도 공모주 청약 기회를 얻지 못한다면 아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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