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샵 프리엘라 조감도 [사진=포스코이앤씨]
[경제일보] 서울 아파트 청약 시장에서 이른바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5㎡ 이하 면적에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과거 집값 상승기에는 대형 평형 선호가 강했지만 최근에는 분양가 부담과 대출 규제가 맞물리며 시장 흐름이 완전히 뒤바뀐 모습이다.
30일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분양된 아파트의 전용 85㎡ 이하 1순위 평균 경쟁률은 36.8대 1로 집계됐다. 반면 전용 85㎡ 초과는 6.9대 1에 그쳐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몇 년 사이 구조적으로 고착되는 양상이다. 지난 2021년만 해도 대형 면적 경쟁률이 중소형을 크게 웃돌았지만 집값 조정기를 거치며 수요 중심이 빠르게 이동했다. 2023년을 기점으로 중소형이 우위를 점했고 이후 격차는 더욱 확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실제 청약 현장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최근 분양된 ‘래미안 엘라비네’의 경우 면적별 수요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전용 59㎡B는 228.8대 1, 44㎡는 140.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에서 빠르게 마감됐다. 반면 전용 84㎡는 타입별로 6.09대 1에서 16.64대 1 수준에 머물렀고 전용 115㎡는 2순위 청약까지 진행됐다.
같은 단지 내에서도 소형과 대형 간 청약 성적이 크게 벌어진 것이다. 대형 평형은 공급 물량이 적음에도 경쟁률이 낮게 나타나면서 단순한 희소성 문제가 아니라 실수요 자체가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영등포구 문래동 ‘더샵 프리엘라’ 역시 평균 89.2대 1의 높은 경쟁률로 흥행에 성공했지만 면적과 가격에 따라 청약 성적은 뚜렷하게 갈렸다.
전용 59㎡A는 896대 1에 달하는 경쟁률을 기록했고 44㎡와 59㎡대 역시 세 자릿수 경쟁률을 나타냈다. 반면 74㎡와 84㎡ 등 중대형 면적은 30~50대 1 수준에 머물며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이 같은 차이는 분양가와 자금 조달 구조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서울 아파트 분양가는 가파르게 오르며 중대형 평형의 총액 부담을 키우고 있다. 동일 면적이라도 과거보다 훨씬 많은 자금이 필요해지면서 수요가 자연스럽게 중소형으로 이동하는 구조다.
대출 규제는 수요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주택 가격이 15억원을 초과할 경우 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들면서 현금 여력이 부족한 수요자들은 중대형 평형 접근 자체가 어려워졌다. 반면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낮은 면적은 대출 활용이 가능해 자금 계획 수립이 수월하다.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이러한 차이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주거 트렌드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1~2인 가구 증가와 함께 공간 효율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확산되면서 대형 평형에 대한 선호 자체가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대출 규제와 분양가 상승이라는 구조적 요인이 유지되는 한 청약 시장에서 중소형 중심 쏠림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Copyright © 경제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