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푸르지오 아파트 전경 [사진=삼성물산 건설부문]
[경제일보] 서울 내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이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이 수주를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사업이 멈추거나 재건축으로 방향을 바꾸는 사례가 늘고 있다. ‘확대되는 수주’와 ‘위축되는 시장’이 동시에 나타나는 역설적 상황이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달 서울 서초구 반포푸르지오 리모델링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리모델링 전용 브랜드 ‘넥스트 리모델링’을 적용해 기존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내부와 커뮤니티, 설비 등을 신축 수준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수주가 확정되면 해당 브랜드의 첫 적용 사례가 된다.
포스코이앤씨는 적극적인 확장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2014년 시장 진입 이후 현재까지 누적 수주액 13조원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문래현대5차를 포함한 인근 단지를 연달아 확보하며 ‘리모델링 기반 브랜드 타운’ 구축에 나섰다.
쌍용건설과 현대건설 역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쌍용건설은 리모델링 초기부터 참여해 다수 실적을 확보했고 현대건설은 작년 11월 이주를 최소화하는 ‘더 뉴 하우스’ 개념을 앞세워 차별화에 나섰다. 특히 강남구 삼성동 힐스테이트 2차 아파트를 ‘더 뉴 하우스’ 1호 사업지로 선정해 사업을 추진 중이다.
롯데건설은 이촌 현대아파트를 리모델링한 ‘이촌 르엘’ 분양에 나선 상태다. 이 단지는 1974년 준공된 이촌 현대아파트를 리모델링해 지하 3층~지상 27층, 750가구 규모로 재편되는 사업으로 88가구를 일반분양 물량으로 공급된다. 이촌 르엘은 동부 이촌동 일대 첫 리모델링 분양 단지로 향후 주변 단지들의 사업성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서울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 현황 [사진=노트북LM]
이처럼 주요 건설사들이 브랜드와 기술 경쟁을 벌이며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실제 시장 분위기는 크게 다르다.
서울 성동구 옥수극동아파트는 기존 시공사인 쌍용건설 철수 이후 후속 시공사를 찾지 못하면서 사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공사비 상승과 사업성 저하가 겹치며 사업 추진 동력이 급격히 약화된 대표 사례다.
해당 단지는 2017년 조합 설립 이후 리모델링을 추진해 왔지만 사업이 장기화되는 사이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급등했다. 일반분양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수익은 제한적인 반면 공사비 부담은 커지면서 구조적으로 사업성이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정책 환경의 전환이 자리 잡고 있다. 정부가 재건축 패스트트랙을 도입하고 안전진단 기준을 완화하면서 정비사업의 중심축이 재건축과 재개발로 이동한 것이다. 서울시 역시 역세권 단지에 용적률 상향 인센티브를 제시하면서 사업성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리모델링은 속도는 빠르지만 가구 수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반면 재건축은 일반분양 물량을 크게 늘릴 수 있다. 같은 입지일 경우 조합으로서는 수익성이 높고 분담금 부담은 덜한 재건축을 선택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실제로 강남구 대치2단지와 수서동 까치마을, 용산구 이촌우성 등 주요 단지들이 리모델링에서 재건축으로 선회했다. 일부 단지는 사업성 부족으로 조합 해산 절차에 들어가는 등 시장 위축이 현실화하고 있다.
결국 리모델링은 ‘선별적 시장’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재건축 규제가 강할 때는 주거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대체 수단으로 주목받았지만 현재는 조건이 맞는 일부 단지에 한정된 선택지로 재편되는 흐름이다.
다만 모든 단지가 재건축으로 전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용적률이 이미 높거나 구조적으로 재건축이 어려운 단지는 여전히 리모델링 외 현실적인 대안이 제한적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당분간 재건축 중심의 시장 재편 속에서 리모델링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사업성이 확보되는 단지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리모델링은 사라지는 시장이 아니라 사업성이 확보되는 단지 중심으로 추진되는 중이다”라며 “앞으로는 선택이 아닌 조건의 문제가 될 것이고 사업성 회복 여부도 시장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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