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리 상승에…서울 주담대 상환 부담 2년 6개월 만에 최고

우용하 기자 2026-04-06 11:37:02
주택구입부담지수 1년 만에 반등 전환 소득 절반 가까이 주거비로 지출
서울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금리 상승의 여파가 주택시장 전반에 다시 짙게 드리우고 있다. 특히 서울의 주택담보대출 상환 부담이 2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가계의 금융 부담이 다시 확대되는 양상이다.
 
6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국 주택구입부담지수(K-HAI)는 60.9로 전 분기(59.6)보다 1.3포인트 상승했다. 2024년 4분기 이후 하락세를 이어오던 지수가 1년 만에 반등한 것이다.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중위소득 가구가 중위가격 주택을 구입할 때 부담해야 하는 원리금 상환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가계의 상환 부담이 크다는 의미다.
 
이번 반등은 금리 상승의 영향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해 3분기 연 3.96%에서 4분기 4.23%로 상승했다. 주택 가격이나 가구 소득의 큰 변동 없이 금리만 오르면서 체감 부담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지수 수준을 구체적으로 보면 60.9는 가구가 감내할 수 있는 적정 부담액의 60.9%를 실제로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에 쓰고 있음을 뜻한다. 이는 소득의 약 16%를 대출 상환에 지출하고 있다는 계산이다. 과거 2022년 3분기 89.3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이어오던 흐름이 다시 꺾였다는 점에서 시장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서울의 부담 증가는 두드러진다. 작년 4분기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165.1로 전 분기(155.2) 대비 9.9포인트 급등했다. 이는 2023년 2분기(165.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 폭 역시 2022년 3분기 이후 최대다. 서울 가구의 경우 소득의 42.4%를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에 투입하고 있는 셈으로 사실상 ‘소득의 절반 가까이’를 주거비로 부담하는 구조다.
 
지역별로도 상승 흐름은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전국 17개 시·도 모두에서 지수가 전 분기보다 상승한 가운데 서울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어 세종이 97.3으로 뒤이었고 경기(79.4), 제주(70.5), 인천(65.0) 등이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반면 전남은 28.4로 가장 낮아 지역 간 격차도 여전히 뚜렷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지수 반등을 단순한 일시적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금리 변동에 민감한 구조 속에서 가계의 상환 부담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을 중심으로 한 고가 주택 시장에서는 금리 상승이 곧바로 가계 재무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결국 관건은 금리와 소득의 균형이다. 금리가 다시 상승 압력을 받는 상황에서 소득 증가가 이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 주택시장뿐 아니라 소비 전반에도 부담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집을 사는 문제’가 아닌 ‘버티는 문제’로 변해가고 있는 한국 주택시장의 단면이 다시 한 번 확인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