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의약품도 읽는다"…점자 표시 확산 나선 식약처

안서희 기자 2026-04-20 17:23:28
점자 표시 자율 도입 사례 점검…제도 정착 위한 지원 방안 모색
식약처는 의약품 용기·포장에 점자 표시를 자율적으로 도입·운영하고 있는 충북 음성 소재에 있는 녹십자를 방문했다.[사진= 식약처]

[경제일보] 의약품 접근성 개선을 위한 정책과 산업 현장의 노력이 맞물리며 시각장애인을 위한 의약품 정보 제공 체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특히 점자 표시 도입이 제도화되는 가운데 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제도 정착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장애인의 날’을 맞아 충북 음성에 위치한 녹십자를 방문해 의약품 용기 및 포장에 점자 표시를 자율적으로 도입한 운영 현황을 점검하고 현장 의견을 청취했다.

이번 방문은 법적 의무 대상이 아님에도 점자 표시를 선제적으로 도입한 기업 사례를 확인하고 제도 정착 과정에서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행 약사법에 따르면 안전상비의약품 등 일부 품목은 시각·청각장애인을 위해 점자 표시와 음성·수어 영상 변환용 코드 등을 의무적으로 기재해야 하며 해당 제도는 2024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 오유경 식약처장은 점자가 적용된 의약품 포장을 직접 확인하고 점자 규격의 적합성을 측정하는 문안검사기 시연을 참관했다. 또한 점자 표시 도입을 위해 기업이 수행한 설비 투자와 자재 관리, 품질 관리 체계 구축 과정에서의 어려움에 대해 상세히 청취했다.

녹십자는 점자 표시 도입을 위해 포장재 설계 변경과 생산라인 조정, 품질 검증 시스템 구축 등 다각적인 준비 과정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점자 표시가 단순한 표기 수준을 넘어 생산 공정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인 만큼 초기 투자 부담이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현장에는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관계자도 참석해 점자 표시의 실제 활용성과 개선 필요 사항을 공유하면서 “점자 표시를 통해 시각장애인이 의약품 정보를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은 의미 있는 변화”라며 “더 많은 제약사가 참여해 접근성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점자 표시는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의약품 사용을 위한 핵심 수단으로 꼽힌다. 제품명과 용법·용량 등 기본 정보를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오·복용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모든 의약품으로 확대하기에는 비용 부담과 생산 효율성 문제 등이 과제로 남아 있다.

식약처는 향후 점자 표시 의무 대상 품목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업계 의견을 반영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오 처장은 “점자 표시는 정보 취약계층의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장치”라며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