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안서희의 라이프 리포트] "여름이 더 위험했다"…심근경색, 겨울보다 더 많이 쓰러진 이유

안서희 기자 2026-06-07 07:00:00
60대 남성 최다…환자 10명 중 8명은 남성 "가슴 찢어지는 통증 30분 이상 지속되면 즉시 응급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경제일보] 여름철이 오히려 더 위험했다. 급성 심근경색 환자가 겨울보다 여름에 더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20년 12월부터 2025년 8월까지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여름철(6~8월) 급성 심근경색 환자는 50만2086명으로 겨울철(12~2월) 48만8506명보다 1만3500명 이상 많았다.

통상 심혈관 질환은 겨울에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폭염과 냉방 환경이 겹치는 여름철 역시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특히 환자의 약 80%가 남성이었으며 이 가운데 60대 남성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급성 심근경색은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혈전에 의해 갑자기 막히면서 심장 근육이 괴사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혈관 내에 쌓인 콜레스테롤과 염증이 동맥경화반을 형성하고 이것이 파열되며 생긴 혈전이 혈관을 막으면서 발생한다.

여름철에는 탈수와 과도한 냉방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땀을 많이 흘려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면 혈액이 끈적해져 혈전이 생기기 쉬워진다. 또한 30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서 에어컨이 강하게 작동하는 실내로 갑자기 들어갈 경우 확장돼 있던 혈관이 급격히 수축하면서 심장에 부담을 주고 동맥경화반 파열 위험을 높인다.

전문가들은 실내외 온도 차를 5도 내외로 유지하고 얇은 겉옷을 준비해 급격한 체온 변화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극심한 흉통이다.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되거나 왼쪽 팔, 턱으로 퍼지는 방사통과 식은땀이 동반될 경우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다만 고령자나 당뇨병 환자의 경우 통증이 없는 ‘무증상 심근경색’도 적지 않다.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심한 무기력감, 식은땀, 메스꺼움, 명치 부위 불편감 등이 나타나면 반드시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치료의 핵심은 ‘골든타임’이다. 혈전용해제를 통한 약물 치료도 가능하지만 막힌 혈관을 직접 확장하는 관상동맥 중재시술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통상 2시간 이내 혈류를 회복해야 심장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임상엽 고려대 안산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급성 심근경색은 얼마나 빨리 혈관을 재개통하느냐에 따라 생존율이 크게 달라진다”며 “증상 발생 즉시 응급실을 찾아 신속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기저질환이 있거나 흡연을 하는 중장년층은 폭염 속 무리한 야외 활동을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