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음에도 수익성은 악화된 현대자동차가 하반기 실적 반등에 나선다. 국내에서는 신차를 앞세워 판매 감소를 만회해야 하고 유럽에서는 중국 업체의 가격 공세를 넘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현지 생산과 하이브리드 경쟁력이 중국 업체와의 격차를 좁히고 판매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4일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49조21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하며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조8509억원으로 20.8% 감소했고 영업이익률도 5.8%로 1.6%포인트 하락했다.
글로벌 도매 판매는 99만1885대로 6.9% 줄었고, 국내 판매는 15만7647대로 16.4% 감소해 해외 판매 감소폭(4.9%)을 크게 웃돌았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판매보증비 증가, 협력사 화재에 따른 생산 차질까지 겹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하반기 실적 반등을 위해서는 국내 판매 회복이 우선 과제로 꼽힌다. 현대차는 그랜저와 아반떼, 투싼 등 차종을 앞세워 내수 판매 회복에 나설 계획이다. 주력 차종 판매가 회복되면 공장 가동률과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고, 그랜저와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는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유럽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와의 경쟁이 하반기 실적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올해 1~5월 유럽연합 신차 등록은 전년 동기보다 4.0% 증가했지만 현대차의 2분기 유럽 도매 판매는 10.9% 감소했다.
BYD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은 배터리 내재화와 중국 공급망을 기반으로 제조원가를 낮췄다. 유럽에서 수요가 많은 소형·준중형 전기차를 2만~3만유로 가격대에 집중 투입하며 판매를 확대했다. 신차 출시 주기를 단축하고 디지털 편의사양을 강화하면서 유럽 시장 점유율도 빠르게 높이고 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와 코나 일렉트릭 등을 판매하고 있지만 중국 업체와 직접 경쟁하는 보급형 전기차 라인업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판매량을 유지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확대할 경우 차량 한 대당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꼽힌다.
반면 현대차는 중국 업체보다 앞서 구축한 현지 생산과 판매·서비스망을 기반으로 대응 여력을 확보하고 있다. 체코와 튀르키예 공장에서 유럽 판매 물량의 약 80%를 생산하고 있으며 유럽 42개국에 2284개의 판매·서비스 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운송비와 공급 기간을 줄이면서 국가별 수요 변화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은 아직 현지 생산 기반이 부족한 중국 업체와 비교해 강점으로 꼽힌다.
하이브리드 라인업도 현대차가 중국 업체와 차이를 낼 수 있는 분야다. 올해 1~5월 유럽연합 신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 비중은 37.8%로 순수전기차 20.0%를 크게 웃돌았다. 현대차는 투싼과 코나 등 유럽에서 판매 기반을 갖춘 차종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운영하고 있어 전기차 전환 속도와 충전 인프라가 다른 국가별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
다만 중국 업체들도 헝가리와 스페인 등에서 현지 생산기지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가 확보한 생산·서비스망의 우위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낙관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업체의 현지화가 본격화하기 전에 공급망 효율과 브랜드 신뢰를 판매 성과로 연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판매량을 늘리는 것보다 인센티브를 최소화하면서 팔 수 있는 차종을 확대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유럽은 국가마다 선호 차급과 전동화 속도가 다른 시장인 만큼 현지 수요에 맞는 차급과 파워트레인을 얼마나 촘촘하게 운영하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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