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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물 차단, 이미지까지 확대…네이버·카카오·구글도 적용 대상

선재관 기자 2026-06-11 17:29:21
7월부터 사진 비교·식별 의무 적용…연말까지 6개월 계도 "사전검열 아니다" 선 그은 방미통위…플랫폼 책임 강화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이 지난 5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2026년 제15차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경제일보] 다음 달부터 대형 플랫폼과 웹하드 사업자의 불법촬영물 유통 방지 의무가 동영상에서 이미지까지 확대된다. 불법 촬영 사진 한 장이 온라인에 재유포되는 것까지 기술적으로 막겠다는 취지로 네이버·카카오·구글·메타·엑스(X) 등 주요 플랫폼 사업자도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7월 1일부터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불법촬영물 등 유통 방지를 위한 기술적·관리적 조치’ 대상을 이미지까지 확대 시행한다고 11일 밝혔다. 다만 사업자의 시스템 준비와 제도 안착을 위해 올해 말까지 6개월간 계도기간을 운영한다.

이번 조치는 새로운 의무를 신설하는 것은 아니다. 현행법상 불법촬영물 등에는 동영상과 이미지가 함께 포함돼 있지만 그동안은 비교·식별 기술이 먼저 확보된 동영상 중심으로 게시 제한 조치가 적용돼 왔다. 지난해 말 이미지 비교·식별 국가기술 개발이 완료되면서 적용 범위가 사진 파일까지 넓어지는 것이다.

대상은 웹하드 사업자와 일정 규모 이상의 부가통신사업자다.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은 부가통신서비스 부문 전년도 매출액 10억원 이상이거나 직전 3개월 하루 평균 이용자 수가 10만명 이상인 사업자를 조치의무사업자로 규정하고 있다. 대형 포털, 커뮤니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로벌 플랫폼이 포함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미지 비교·식별 기술은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가 불법촬영물 등으로 심의·의결한 이미지의 특징값, 이른바 디지털 DNA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한 뒤 이용자가 게시하려는 이미지와 자동 대조하는 방식이다. 동일하거나 재유포 가능성이 있는 파일로 식별되면 게시가 제한된다.

방미통위는 사생활 침해나 사전검열 논란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사람이 이용자 게시물을 사전에 열람하거나 심사하는 방식이 아니라 이미 불법촬영물로 확인된 파일의 특징값과 자동 비교하는 기술적 조치라는 설명이다. 사전 검열이 아니라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한 재유포 차단 장치라는 것이다.

이번 조치가 갖는 의미는 작지 않다. 디지털 성범죄물은 한 번 유포되면 삭제 이후에도 캡처본과 변형 이미지 형태로 반복 확산되는 경우가 많다. 동영상 차단만으로는 피해 회복에 한계가 있었던 만큼 이미지 식별까지 포함해야 실질적인 유통 방지 체계가 갖춰질 수 있다.

플랫폼 업계의 부담도 커진다. 대형 사업자는 기술 도입과 시스템 연동, 신고·삭제 대응 체계, 투명성 보고서 관리까지 함께 갖춰야 한다. 특히 글로벌 사업자의 경우 국내 법령에 맞춘 필터링 체계를 얼마나 충실히 적용하느냐가 향후 규제 쟁점이 될 수 있다.

시장 시선은 계도기간 이후 실제 집행 수위에 쏠린다. 방미통위가 연말까지 행정제재를 유예하더라도 내년부터는 의무 이행 여부를 본격적으로 점검할 가능성이 크다. 기술 오류로 인한 과잉 차단, 이미지 변형에 따른 탐지 한계, 중소 사업자의 구축 비용 부담도 제도 안착 과정에서 풀어야 할 과제다.

디지털 성범죄 대응의 본질은 피해자의 시간을 줄이는 데 있다. 한 번 퍼진 불법촬영물은 피해자의 일상을 반복해서 파괴한다. 기술은 그 고통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지만 확산의 속도를 늦추고 재유포의 길목을 막을 수는 있다. 플랫폼의 자유가 커진 만큼 책임도 커졌다. 이제 관건은 제도가 현장에서 피해자의 편에 서도록 작동하느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