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유통업계 전반에 ‘초저가 경쟁’이 확산되고 있다. 식품과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가격을 극단적으로 낮춘 상품들이 잇따라 출시되며 소비자 발길을 끌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10원 단위까지 가격을 낮춘 상품을 전면에 내세우며 집객 효과를 극대화하는 모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9.92로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소비자 체감도가 높은 생활물가지수는 3.3% 오르며 상승폭이 더 컸다. 식품 물가 역시 2.1% 상승하는 등 장바구니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가성비 소비’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실제로 초저가 상품 수요는 매출로도 확인된다. 롯데마트의 1000원 이하 자체브랜드(PB) 상품 매출은 올해 들어 6월 초까지 전년 동기 대비 18.3% 증가했다.
롯데마트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1000원 이하 PB 상품군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관련 상품 수는 지난해 45개에서 현재 약 90개 수준으로 늘었으며품목도 식재료 중심에서 생활용품까지 넓어졌다. 최근 선보인 숙주나물과 순두부는 각각 980원, 690원에 판매되며 대표적인 초저가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가격 전략도 더욱 세밀해지고 있다. 1000원을 넘는 상품 역시 3990원, 4990원 등 ‘심리적 저항선’을 고려한 가격으로 책정된다. 일부 상품은 10원 단위까지 가격을 조정해 소비자 체감 가격을 낮추는 방식도 활용되고 있다.
다른 대형마트들도 비슷한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마트는 행사 기간 동안 대표 먹거리 상품을 절반 수준 가격에 판매하며 고객 유입을 확대하고 있다. 홈플러스 역시 자체브랜드 상품군을 확대하고 할인 행사를 병행하며 가격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초저가 PB 브랜드 확대도 눈에 띄는 흐름이다. 이마트는 초저가 브랜드를 통해 식재료뿐 아니라 생활·가전 영역까지 상품군을 확장하고 있으며 판매량 역시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홈플러스도 냉면, 음료 등 다양한 PB 상품을 저가에 출시하며 소비자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단순한 가격 경쟁을 넘어 구조적 변화로 보고 있다. 고물가 환경이 장기화되면서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크게 높아졌고 이에 따라 ‘필수 소비’ 영역에서도 가격 비교가 일상화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대형마트 입장에서는 초저가 상품이 단순한 판매 품목을 넘어 ‘미끼 상품’ 역할을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낮은 가격으로 매장 방문을 유도한 뒤 추가 구매로 이어지도록 하는 전략이다. 실제로 초저가 상품 구매 고객의 상당수가 다른 상품을 함께 구매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은 현재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 가장 강력한 집객 수단”이라며 “초저가 상품은 고객 유입뿐 아니라 전체 매출 확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관련 전략을 지속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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