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권 빚투 대출 조이기에 보험계약대출 '풍선효과' 현실화?

방예준 기자 2026-06-18 16:09:20
은행권 한도대출 조이자 보험권 대체 수요 가능성 부각 "보험사 수요 이동 단정은 일러"…해약환급금 증가엔 머니무브 영향 제기
생성형 인공지능(AI)로 제작한 관련 이미지. [사진=Chat GPT]
[경제일보] 은행권이 주식 투자 목적으로 대출을 받는 '빚투' 증가를 경계해 신용대출 관리에 들어간 가운데 보험사를 통한 대출 수요 확대 여부가 주목된다. 은행권이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등의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비교적 접근이 쉬운 보험계약대출 등으로 수요가 이동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과 인터넷전문은행(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은 신용대출 한도 축소, 비대면 접수 제한, 마이너스통장 판매 중단 등 가계대출 자율관리 조치를 시행했거나 시행할 예정이다. 최근 코스피 급등으로 주식 투자 목적의 대출 확대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181조8000억원으로 한 달 새 6조9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4월 증가 금액 2조1000억원 대비 증가 폭이 커졌다. 특히 기타대출 증감액은 3조7000억원으로 지난 4월 6000억원 감소에서 증가 전환했다.

이는 가정의 달 자금 수요와 주식 투자 목적 대출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금융당국은 주식시장 급등으로 한도대출을 중심으로 한 기타대출 증가 폭이 크게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이에 은행권은 한도대출 관리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고액 연봉자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과 관계없이 1억원으로 제한했고 신한은행은 신용대출 접수량이 내부 기준을 넘으면 비대면 신청을 제한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도 일반신용대출 한도를 1억원,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5000만원으로 낮췄다.

NH농협은행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우대금리를 축소했고 우리은행은 비대면 신용대출 갈아타기 접수를 중단했다. 인터넷은행에서도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가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낮추기로 했으며 케이뱅크는 다음 달 말까지 신규 마이너스통장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은행권 대출 관리가 강화되면서 보험계약대출이 대체 자금 창구로 부각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보험계약대출은 보험 가입자가 해약환급금 범위 안에서 받을 수 있는 대출이다. 별도 신용심사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고 보험을 해지하지 않고도 자금을 확보할 수 있어 급전 수요가 있는 차주에게 접근성이 높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기준 보험사 가계대출 잔액은 134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5000억원 증가했다. 이 중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6000억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은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고 기타대출은 1000억원 줄었지만 보험계약대출 증가 폭이 이를 웃돈 셈이다. 지난달 통계에서도 보험사 가계대출은 9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4월에는 4000억원 감소했으나 한 달 만에 증가 전환했다.

보험업계도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맞춰 보험계약대출 한도 조정에 나선 상태다. 지난 4월 삼성생명·교보생명·한화생명 등 다수 보험사가 보험계약대출 한도를 조정했다. 삼성화재는 다음달부터 일부 상품에 대해 보험계약대출을 중지하기로 했다.

최근 해약환급금 증가에도 증시 호황에 따른 자금 이동 영향이 일부 반영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1분기 생보사 해약환급금은 17조8400억원으로 전년 동기(13조7551억원) 대비 29.7% 증가했다. 경기 침체기에는 생활비 마련을 위해 보험을 해지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지만 최근에는 주식시장 호조에 따른 머니무브 영향도 함께 작용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은행권 대출 관리에 따른 보험권 수요 이동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현 단계에서 뚜렷한 영향을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보험계약대출은 해약환급금 범위 안에서 이뤄지는 대출로 일반 신용대출과 성격이 다르고 계약자가 필요에 따라 상환과 재대출을 반복할 수 있어 월별 잔액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의 일부 상품 보험계약대출 중단도 빚투 대응보다는 상품 구조상 계약 유지 문제를 고려한 조치로 파악된다. 해약환급금이 줄어드는 상품의 경우 계약대출 실행 이후 보험 해지가 불가피해질 수 있어 일부 상품에 대한 대출을 중단했다는 설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출 규제가 바뀌면 보험업계로 일부 풍선효과가 나타난 사례는 있었다"면서도 "은행권 대출이 막힌다고 주식 투자를 위해 다른 업권 상품 해지나 대출로 곧바로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