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을 이용한 보이스피싱 범죄 구조도.[사진=금융감독원]
[경제일보] 보이스피싱 조직이 대형마트 상품권을 이용해 범죄 수익을 세탁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금융당국이 경고에 나섰다. 기존의 계좌 이체나 현금 인출 중심 방식에서 벗어나 상품권과 가상자산을 결합한 새로운 유형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번 수법은 여러 단계를 거쳐 자금 흐름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사기범들은 저축은행 등을 사칭해 저신용자에게 접근한 뒤 상품권 구매를 조건으로 대출이 가능하다고 속인다. 이후 체크카드와 통장을 넘겨받아 금융 거래에 활용한다.
확보된 계좌는 보이스피싱 피해금의 입금 통로로 사용된다. 피해금이 입금되면 인출책이 이를 확인하고 대형마트 키오스크에서 상품권을 구매한다. 이후 상품권은 현금화되거나 가상자산으로 전환된 뒤 해외로 송금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거래가 분산되고 단계가 늘어나기 때문에 자금 추적이 어려워진다. 비대면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진다는 점도 범죄에 악용되고 있다.
금감원은 계좌를 제공한 경우에도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명의자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으며 금융질서 문란행위자로 등록될 경우 금융거래에 제한이 생길 수 있다. 신규 계좌 개설이나 대출 이용이 어려워지는 등 불이익이 뒤따를 수 있다.
당국은 제도 개선에도 착수했다. 상품권 발행사와 협의해 무인 키오스크에서의 상품권 구매 한도를 기존 1회 500만원에서 1회 및 1일 각각 100만원으로 낮추기로 했다. 단기간 대량 구매를 제한해 범죄 악용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또한 보이스피싱 대응을 위해 AI 기반 정보 분석 플랫폼을 활용한 기관 간 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의심 거래를 조기에 탐지하고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금융당국은 “대출을 미끼로 계좌나 카드를 요구하는 경우는 정상적인 거래가 아니다”며 “의심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거래를 중단하고 관계 기관에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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