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포스코, 국내 최대 전기로 가동…고급강 생산하며 탈탄소 속도낸다

김태휘 인턴 2026-06-18 16:22:45
연산 250만톤 규모 광양 전기로 가동 합탕 기술로 자동차강판·전기강판 생산 추진…HyREX 전 단계 역할
17일 포스코 광양제철소 전기로 공장 준공식에 김민석 국무총리(오른쪽)와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입장하고 있다.[사진=포스코]

[경제일보] 포스코가 국내 최대 규모 전기로를 준공하며 탄소저감 철강 생산 체제 구축에 본격 나섰다. 단순히 고철을 녹여 철강을 생산하는 수준을 넘어 자동차강판과 전기강판 등 고급강까지 생산할 수 있는 기술 확보에 나서면서 수소환원제철(HyREX)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는 평가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전남 광양제철소에 연산 250만톤 규모 전기로를 준공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단일 설비 기준 국내 최대 규모로 약 6000억원이 투입됐다.

전기로는 철광석과 석탄을 사용하는 고로와 달리 스크랩(고철)을 원료로 활용한다. 이 때문에 고로 대비 탄소배출량을 최대 75%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전기로 준공은 국내외 탄소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본격화되고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강화되면서 글로벌 철강업계는 저탄소 제품 생산 경쟁에 돌입한 상태다.

특히 포스코는 전기로 생산 제품의 품질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합탕(合湯)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합탕 기술은 전기로 쇳물과 고로 쇳물을 혼합해 정련하는 방식이다. 탄소 배출을 줄이면서도 기존 고로 수준의 품질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 측은 "현재도 합탕 기술을 활용해 고급강 생산이 가능하며 강종별 요구 조건에 따라 전기로 용강만으로 생산할 수 있는 제품도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2030년까지 자동차강판과 전기강판 등 고급재를 전기로 기반으로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는 고로 쇳물과 전기로 쇳물을 혼합하는 방식이 중심이지만 향후 기술 고도화를 통해 스크랩만을 원료로 활용한 고급강 양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2030년에는 100% 스크랩을 사용한 전기로 용강으로 자동차강판과 전기강판 등 고급재 양산이 가능한 수준까지 기술을 고도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철강업계에서는 자동차강판과 전기강판이 품질 요구 수준이 가장 높은 제품군 가운데 하나인 만큼 전기로 기반 고급강 생산이 가능해질 경우 저탄소 철강 시장에서 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로 확대 과정에서 핵심 과제로 꼽히는 스크랩 확보에도 나선다. 포스코는 국내 공급사와 장기 공급 계약을 확대하고 우수 공급사를 대상으로 전용 야드를 운영할 계획이다. 권역별 스크랩 소싱 허브도 구축해 공급망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해외에서는 일본 공급사와 장기 계약을 추진한다. 글로벌 스크랩 수급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안정적인 조달 체계를 선제적으로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광양제철소 내 스크랩 적치 효율을 높이고 비축 공간을 추가 확보하는 등 안정적인 원료 확보를 위한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전기로를 포스코의 최종 목표인 수소환원제철 체제로 가기 위한 중간 단계로 보고 있다. 포스코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HyREX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포항제철소 인근 부지 확보 작업도 본격화하면서 실증 설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전기로는 단순한 탄소 감축 설비를 넘어 향후 수소환원제철 체제로 넘어가기 위한 중간 단계 역할도 맡게 될 전망이다. HyREX 상용화 이전까지 탄소 배출을 줄이고 저탄소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핵심 설비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전기로만으로는 고급강 생산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포스코가 합탕 기술과 전기로 고급강 개발에 성공할 경우 글로벌 저탄소 철강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