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삼성전자 성과급 논란을 계기로 반도체 기업의 초과이익 배분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기업의 이익은 미래 경쟁력을 위한 투자로 연결돼야 한다"며 투자 우선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산업계 안팎에서 제기되는 초과이익 환수론보다 인공지능(AI) 시대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재투자가 우선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김 장관은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에서 열린 'AI 시대의 기업 투자와 노동의 미래' 토론회에서 "AI 혁명의 한가운데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기업이 무엇에 투자하고 노동과 노사관계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AI 시대 기업의 이익은 미래를 위한 투자로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성경 속 요셉의 이야기를 예로 들며 "풍년의 수확을 미래를 위해 비축했던 요셉처럼 지금의 이익을 일시적인 성과로 소비할 것인지, AI 시대를 위한 투자로 연결할 것인지가 대한민국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의 이익은 내일의 반도체 공장과 AI 데이터센터,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R&D), 인재 양성에 투입돼야 한다"며 첨단산업 투자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노동시장 변화에 대해서도 AI 시대에 맞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 장관은 "노동의 미래는 노동시간의 양보다 일하는 방식의 혁신이 중요하다"며 "AI 시대 가장 큰 위험은 변화를 거부하는 것이다. 작은 변화를 미루면 더 큰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사관계 역시 이익 배분 중심에서 공동 성장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누가 더 많이 가져갈 것인가를 경쟁하는 문화가 아니라 어떻게 함께 더 크게 성장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문화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최근 정치권과 노동계를 중심으로 제기되는 기업 초과이익 사회 환원 논의에 대해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재투자가 우선이라는 정부의 산업정책 기조를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전날 고용노동부는 'AI 기술혁신에 발맞춘 새로운 사회 혁신의 길'을 주제로 정부 차원의 첫 토론회를 열고 기업 초과이익 분배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대기업 초과이익의 사회적 재분배 필요성을 언급하자 김 장관은 "지금은 투자가 최우선"이라며 다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 확대 필요성에 무게를 실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초과이익은 객관적인 측정 자체가 쉽지 않고 임의의 기준을 적용하면 기업의 혁신 역량을 약화시키고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 설비투자와 연구개발 경쟁이 치열한 만큼 기업 이익은 미래 성장을 위한 재투자 재원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욱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산업화 시대에 설계된 노동법 체계로는 AI·반도체 패권 경쟁 시대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며 "유연한 인력 운용을 지원하는 동시에 재교육과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유연안정성' 중심으로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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