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AI 안경이 시험장 파고들었다…교육계 부정행위 대응 '비상'

정보운 기자 2026-08-02 15:04:41
AI 글라스 잇단 적발에도 대학가 대응은 육안 확인 수준 수능 앞두고 관리 공백 우려…평가 방식 전환 필요성 제기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선글라스 매장에서 시민이 메타의 스마트 안경 '인공지능(AI) 글라스' 제품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인공지능(AI) 글라스가 국가자격시험과 공인어학시험에서 잇따라 부정행위 수단으로 적발되면서 교육계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술 발전으로 일반 안경과 구분하기 어려워지고 있지만 대학과 교육 현장의 대응은 육안 확인 수준에 머물러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최근 전국 시·도교육청에 AI 글라스를 시험장 반입 금지 물품에 포함하도록 하고 응시자의 부자연스러운 행동을 면밀히 확인하도록 안내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5월 전기산업기사·소방설비기사 시험에서 AI 글라스를 이용한 부정행위가 적발된 데 이어 토익 정기시험에서도 동일한 사례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대학별 논술전형을 앞두고도 대학가의 대응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상당수 대학은 별도 지침이 없거나 대응 방안을 검토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는 AI 글라스를 활용한 교내 시험 부정행위 대응 방안을 아직 논의하지 않았으며 고려대와 이화여대, 성균관대 등도 관련 지침 마련을 검토 중이다.

일부 대학은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섰지만 실효성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중앙대 의대는 지난해 학생평가 지침을 통해 AI 안경 반입을 금지하고 두꺼운 안경테 착용이나 반복적인 조작 행동 등을 살피도록 했지만, 최근 출시된 AI 글라스는 일반 안경과 거의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소형화됐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가 지난달 공개한 AI 글라스는 디스플레이 없이 음성 기반으로 작동하며 무게도 약 50g에 불과해 일반 안경과 큰 차이가 없다.

전문가들은 기존 시험 관리 방식만으로는 AI 기반 부정행위를 막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AI 기기의 성능이 빠르게 고도화되는 만큼 탐지 장비 도입이나 시험장 녹화 등 새로운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평가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생성형 AI와 AI 기능이 탑재된 계산기, 스마트 콘택트렌즈 등 다양한 AI 기기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암기 중심의 시험만으로는 부정행위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AI 활용을 전제로 사고력과 문제 해결 능력, 창의성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시험 제도를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AI를 단순히 금지하기보다 AI 활용 과정과 연구 노트 제출 등을 통해 학습 과정 자체를 검증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