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브라질과 칠레, 아르헨티나로 이어진 남미 3개국 순방을 마치고 독일로 향했다. 리튬과 구리, 희토류 같은 핵심광물 공급망을 확보하고 중동에 쏠린 원유 수입선을 넓히는 데 외교력을 모은 일정이었다.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1일 오후(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공군 1호기를 타고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출발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동포간담회를 한 뒤 귀국길에 올라 3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다. 지난달 2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한 7박 11일 일정이 마무리된다.
첫 방문국 브라질에서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두 나라는 희토류를 포함한 핵심광물 공급망과 에너지, 방산, 우주 분야 협력을 넓히기로 했다. 한·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 무역협정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고위급 실무 협의체도 가동하기로 했다.
한국의 첫 자유무역협정(FTA) 상대국인 칠레에서는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대통령과 만나 2004년 발효한 한·칠레 FTA의 현대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이자 리튬 자원국인 칠레와는 핵심광물 협의체를 장관급으로 격상했다. 탐사부터 정·제련, 소재 생산까지 공급망 전 단계에서 협력한다는 구상이다.
마지막 방문국 아르헨티나에서는 지난달 31일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었다. 두 나라는 핵심광물 협력 양해각서(MOU)를 맺고 탐사와 채굴에서 정제와 가공에 이르는 공급망 전반에서 공동 프로젝트와 투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아르헨티나는 리튬 매장량 세계 4위국이다.
원유에서는 구체적인 진전이 나왔다. 한국 기업은 올해 아르헨티나산 원유 88만배럴을 시범 구매했다. 두 나라 정부는 이를 토대로 내년부터 원유 수입이 안정적으로 이뤄지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중동에 집중된 공급선을 남미로 넓혀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려는 조치다.
이중과세방지협정 협상도 최종 타결했다. 두 나라를 오가는 기업이 같은 소득에 대해 양쪽에서 세금을 내는 부담을 덜게 된다. 구리와 천연가스, 원자력 분야로도 협력을 넓히기로 했다.
통상 쪽 성과로는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 협상 재개가 꼽힌다. 이 협상은 2018년 시작됐으나 시장 개방과 검역 문제를 둘러싼 이견으로 2021년 이후 멈춰 있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연내 재개에 뜻을 모으면서 5년 만에 다시 테이블이 열리게 됐다. 메르코수르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가 참여하는 남미 최대 경제블록이다.
이번 순방은 자원과 통상을 두 축으로 경제안보 협력의 외연을 넓히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다만 핵심광물 협력은 대부분 양해각서와 협의체 구성 단계이고 실제 물량과 투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메르코수르 협상도 재개 시점만 정해졌을 뿐 쟁점이던 시장 개방과 검역 문제는 그대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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