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현대바이오사이언스, '페니트리움' 전립선암 임상 1상 첫 환자 투약

안서희 기자 2026-08-13 14:22:45
'가짜내성' 극복 가능성 검증…저·중·고용량 3개군 진행 기존 호르몬 치료제 약효 회복 검증…9월 글로벌 2상 로드맵 공개
현대바이오사이언스 전경.[사진=현대바이오사이언스]

[경제일보] 현대바이오사이언스가 항암 신약 후보물질 ‘페니트리움’을 활용한 전립선암 임상 1상에 본격 착수했다. 기존 호르몬 치료제에 반응이 떨어진 환자를 대상으로 페니트리움을 병용해 기존 치료제의 약효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는지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바이오는 페니트리움 전립선암 임상 1상의 저용량 투약군 첫 환자에게 지난 12일 투약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임상은 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정창욱 교수가 임상시험책임자를 맡았다. 첫 투약 환자는 기존 호르몬 치료제를 반복적으로 투여받았지만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약효가 떨어진 전립선암 환자다.

임상은 저용량·중간용량·고용량 등 3개군으로 진행된다. 각 환자는 3개월간 페니트리움을 기존 호르몬 치료제와 함께 투여받는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기존 치료제의 약효가 다시 나타나는지와 페니트리움의 안전성을 확인할 예정이다.

현대바이오는 이번 임상이 항암 치료 분야에서 오랫동안 제기돼 온 ‘가짜내성’ 현상을 실제 환자에서 검증하는 첫 단계라고 설명했다.

회사가 주목하는 개념은 암세포를 ‘씨앗’, 종양 주변 환경을 ‘토양’에 비유하는 ‘씨앗과 토양(Seed & Soil)’ 이론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항암제를 반복적으로 투여하면 종양 주변 미세환경에 물리적인 방어벽이 형성돼 약물이 암세포까지 충분히 도달하지 못할 수 있다. 암세포 자체가 약물에 내성을 갖지 않았더라도 실제로 전달되는 약물의 양이 줄면서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현상이다.

씨앤팜은 자연 발생 암에 걸린 반려견을 대상으로 한 생체실험을 통해 이 같은 현상을 연구해왔다. 현대바이오는 페니트리움이 종양 주변 미세환경의 물리적 방어벽을 해체해 기존 항암제가 암세포에 다시 충분히 도달하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회사의 가설대로 페니트리움이 기존 호르몬 치료제의 전달량을 회복시킨다면 치료 효과가 떨어진 전립선암 환자에게 기존 치료제를 다시 활용할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 현대바이오는 이 경우 부작용 부담이 큰 다른 항암 치료로의 전환을 늦추거나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바이오의 모회사 씨앤팜은 관련 기술의 지식재산권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2023년 3월 인공지능(AI) 신약 연구팀과 대형 로펌이 참여하는 지식재산권 전담팀을 구성했으며 현재 관련 특허를 전 세계 23개국에서 출원·등록했다.

전립선암 임상 결과는 후속 개발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대바이오는 임상 1상 중 PSA 수치 감소 등 페니트리움의 유효성이 확인되면 췌장암 임상으로 개발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췌장암의 경우 글로벌 임상 2상으로 바로 진입하는 방안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9월 14일에는 페니트리움 플랫폼의 산업화를 담당하는 페니트리움바이오 주최로 글로벌 임상 2상 진입을 알리는 행사가 열린다. 회사는 이날 페니트리움의 작용기전과 전립선암·췌장암 임상 2상을 포함한 글로벌 개발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다만 페니트리움의 ‘가짜내성’ 극복 효과가 실제 환자에서도 나타날지는 이번 임상 결과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현대바이오는 이번 전립선암 임상을 통해 기존 항암 치료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의 가능성을 검증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