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 전경.[사진=GC녹십자]
[경제일보]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을 겨냥한 GC녹십자의 해외 영토 확장이 속도를 내고 있다.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가 인도와 대만에서 잇따라 품목허가를 받으면서 아시아 주요 시장 공략에 한층 힘이 실리게 됐다. 치료 접근성이 낮은 국가와 환자 지원 체계가 잘 갖춰진 국가를 동시에 확보하면서 글로벌 희귀질환 치료제 사업의 외연을 넓히는 모습이다.
24일 GC녹십자에 따르면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IV’가 인도 중앙의약품표준관리기구(CDSCO)와 대만 식품의약국(TFDA)으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대만에서는 뇌실 내 직접 투여 방식의 ‘헌터라제 ICV’까지 허가를 받았다.
이번 허가로 헌터라제 IV의 품목허가 국가는 전 세계 14개국으로 늘었다. 헌터라제 ICV 역시 총 4개국에서 허가를 확보하게 됐다.
헌터증후군은 체내에서 글리코사미노글리칸(GAG)을 분해하는 리소좀 효소가 부족해 발생하는 선천성 희귀질환이다. 골격 이상과 심장 기능 장애, 인지기능 저하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주로 남아에게 발생하며 발생 빈도는 남아 10만~15만명 가운데 1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인도와 대만 진출은 단순한 허가국 확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두 국가의 시장 특성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인도는 기존 헌터증후군 치료제를 실제로 투여받는 환자 비율이 낮은 시장으로 꼽힌다. 치료제 접근성이 제한적인 만큼 미충족 의료 수요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의미다. GC녹십자는 이번 헌터라제 IV 허가를 계기로 현지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선택지를 제공하는 동시에 향후 시장 성장 가능성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대만은 또 다른 측면에서 매력적인 시장이다. 헌터증후군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선별 시스템과 환자 지원 체계가 비교적 잘 구축돼 있어 희귀질환 치료제의 시장 접근성이 높은 국가로 평가된다.
특히 대만에서 정맥주사 방식인 헌터라제 IV뿐 아니라 뇌실 내 직접 투여 방식인 헌터라제 ICV까지 허가받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치료 방식의 선택지를 확대하면서 현지 환자의 질환 상태와 치료 필요성에 따른 접근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GC녹십자는 이미 일본과 중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주요 국가에서 헌터라제를 공급하며 시장을 확대해왔다. 이번 인도와 대만 허가를 통해 아시아 시장에서의 사업 기반을 한층 넓히게 됐다.
특히 희귀질환 치료제는 일반 의약품과 달리 환자 수가 제한적인 대신 치료제가 필요한 환자에게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가별 허가와 보험 급여, 환자 발굴 체계 등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구축하느냐가 시장 성패에 영향을 미친다.
GC녹십자가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헌터라제의 허가 범위를 확대하는 것도 이러한 시장 특성을 고려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미 확보한 국가별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신규 시장에서 환자 접근성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글로벌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헌터라제의 해외 시장 확대는 GC녹십자의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혈액제제와 백신 중심의 기존 사업에서 희귀질환 치료제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해외 매출원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희귀질환 치료제는 환자 수가 적어 시장 규모가 제한적일 수 있지만 경쟁 치료제가 많지 않은 경우가 많아 제품의 시장 진입 이후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치료 옵션이 부족한 국가에서는 허가 자체가 환자 접근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이재우 GC녹십자 개발본부장은 “이번 허가는 치료 옵션이 부족했던 아시아 현지 환자들의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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