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주택 공급 해법을 놓고 조금씩 협상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용산공원 본체에 주택을 짓는 문제에서는 두 번째 회동에서도 입장차를 확인했지만 서울시가 대안으로 제시한 탄천물재생센터 활용에는 정부도 검토 의사를 밝혔다.
정비사업 규제 완화도 협의 테이블에 오르면서 다음 주로 예정된 세 번째 만남에서 구체적인 접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6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김 장관과 오 시장은 이날 서울 중구에서 만나 용산공원을 비롯한 서울 주택 공급 현안을 논의했다. 지난 20일 첫 회동에 이은 두 번째 만남이다.
김 장관은 회동 이후 “용산공원과 관련해서는 의견 접근이 안 되고 있다고 봤다”면서도 “오해는 많이 푼 것 같다”고 말했다. 오 시장도 결론에는 이르지 못했다면서 “여러 부분에서 의견이 좁혀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가장 큰 쟁점인 용산공원 본체 부지에서는 여전히 간극이 크다. 정부는 공원·녹지 기능이 훼손된 일부 지역에 청년·신혼부부 주택을 제한적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공론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장관은 주택 공급지가 반드시 용산공원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장교 숙소와 옛 방위사업청 부지 등 활용 가능한 곳은 공론화 과정에서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본체 부지 전체를 공원으로 보존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오 시장은 역사성과 생태적 가치, 도심 녹지의 필요성을 들어 “용산공원만큼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뜻을 김 장관에게 재차 전달했다. 다만 용산공원 본체를 제외한 정부의 다른 공급 제안은 최대한 유연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용산공원이 정부의 단기 신규택지 공급계획과는 별도로 검토된다는 점도 확인됐다. 김 장관은 정부가 이르면 다음 달 말 발표할 ‘7만3000가구+α’ 규모의 추가 신규 공공주택지에 용산공원은 애초부터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용산공원 활용은 특별법 개정과 공론화, 서울시 등 지방정부와의 협조가 필요한 별도 과제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날 회동에서는 강남구 탄천물재생센터가 새로운 협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오 시장은 탄천물재생센터를 이전한 뒤 주택과 피지컬AI 등 첨단산업시설을 함께 조성하는 ‘동남권 청년 특화 산업단지’ 구상을 공식 제안했다. 서울시는 해당 부지에 최소 1만가구에서 최대 1만3000가구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토부도 관련 자료를 받아 검토하기로 했다. 김 장관은 서울시로부터 자료를 제공받은 뒤 주택 공급 가능성을 분석하겠다며 적극적으로 살펴보겠다는 취지로 오 시장과 의견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용산공원 개발 여부에서는 접점을 찾지 못했지만 대체 공급부지를 함께 검토한다는 데에는 처음으로 공감대를 형성한 셈이다.
서울시가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도 이날 논의됐다. 오 시장은 정비사업 용적률 상향과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완화 등에 대해 국토부가 전향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재개발 사업의 용적률을 법적 상한의 1.2배까지 높이면 서울 내 추가 공급 물량을 상당 규모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서울시 주장이다.
두 사람은 일주일가량 뒤 다시 만나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지난 첫 회동이 용산공원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차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면 이번에는 탄천물재생센터와 정비사업 규제 등 대체 공급 방안까지 협의 범위가 넓어졌다. 용산공원 본체 보존 여부라는 핵심 쟁점은 남아 있지만 공급 목표를 달성할 다른 수단을 놓고 협상 공간이 생긴 만큼 다음 회동에서 어느 수준까지 합의안을 끌어낼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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