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홈플러스 운명 가를 관계인집회 D-1…5032억원 납품대금 동의율이 최대 변수

정보운 기자 2026-09-01 09:25:58
2일 관계인집회서 회생계획안 표결 상품 공급업체 동의율 62.4%…법원 요구 수준엔 미달
홈플러스 재개장 첫날인 지난달 13일 오전 대전 유성점이 손님들로 가득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홈플러스의 회생 여부를 가를 관계인집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5000억원이 넘는 미지급 납품대금의 분할상환 동의율이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법원이 납품업체 등 공익채권자의 동의 수준을 중요하게 살펴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홈플러스의 추가 동의 확보 여부가 회생계획안 인가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1일 유통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2일 오후 3시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의결을 위한 관계인집회를 연다.

관계인집회는 기업회생 과정에서 채권자와 담보권자, 주주 등 이해관계인이 회사가 마련한 빚 상환과 경영 정상화 계획을 심사하고 동의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5일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DIP)을 확보한 뒤 영업 정상화에 나섰지만 관계인집회와 법원의 회생계획안 인가라는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DIP는 회생절차에 들어간 기업이 영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받는 신규 자금을 뜻한다.

관계인집회에서는 회생담보권자·회생채권자·주주가 각각 표결한다. △회생담보권자는 의결권 총액의 75% 이상 △회생채권자는 66.7% 이상 △주주는 50% 이상이 동의해야 회생계획안이 가결될 수 있다. 다만 이번 회생절차에서는 납품업체와 임직원 등 공익채권자의 분할상환 동의율도 주요 판단 요소로 꼽힌다.

공익채권은 회생절차에 들어가기 전후 기업 운영 과정에서 발생해 일반 회생채권보다 우선적으로 갚아야 하는 채무다. 홈플러스가 납품업체에 지급하지 못한 상품대금도 이에 포함된다.

납품업체는 관계인집회에서 회생계획안에 직접 찬반표를 행사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들이 미지급 대금의 즉시 상환을 요구할 경우 홈플러스가 영업 정상화에 사용할 자금이 줄어들 수 있어 회생계획 실행에 부담이 된다.

이에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 측에 1일까지 5032억원 규모의 미지급 납품대금과 관련해 공익채권자의 약 80%로부터 분할상환 동의를 받아올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8일 기준 분할상환 동의율은 상품 공급업체 62.4%로 법원이 제시한 수준에 미치지 못한 반면 임직원 동의율은 87.2%를 기록했다.

홈플러스는 공익채권자들에게 3년 안에 미지급 대금을 100% 상환하는 방안을 제시한 상태다. 다만 일부 납품업체는 메리츠가 보유한 담보신탁채권이 우선 변제되는 구조 등을 두고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영업 정상화 속도도 회생계획안 판단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13일 전국 주요 점포 67곳의 영업을 재개한 뒤 같은 달 30일까지 116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 정상화되지 못했던 7월보다 57% 늘어난 수준이다.

다만 상품 공급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납품업체에는 대금을 선 지급한 뒤 상품을 공급받고 있어 이마트나 롯데마트 등 경쟁사와 비교해 상품 구색이 부족한 상황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영업 재개 이후 매출이 회복되고 있고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홈플러스 신규 대출에 직접 보증을 제공한 점 등을 들어 회생계획안 가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도 있다.

관계인집회에서 회생계획안이 가결되면 법원은 이를 토대로 최종 인가 여부를 결정한다. 법원이 정한 회생계획안 인가 기한은 오는 4일이다.

반대로 회생계획안이 부결되고 법원의 인가까지 받지 못하면 회생절차가 폐지될 가능성이 커진다. 회생절차가 종료될 경우 홈플러스는 파산 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