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코스피, 변동성 줄었지만 거래도 말랐다…하반기 향방 가를 핵심 변수는?

전지수 인턴 2026-09-02 17:22:12
'메마른 코스피' 거래대금·투자자예탁금 감소… 지친 개미들 코스닥으로 외인 8개월 연속 순매도에 '삼전닉스 자사주 매입' 기타법인 방어 흐름 美 금리·중간선거·3분기 기업 실적이 하반기 증시 향방 가른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경제일보] 최근 코스피 변동성이 큰 폭으로 축소됐지만 거래대금과 투자자예탁금이 감소하며 시장 유동성이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는 8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개인은 코스피를 떠나 코스닥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이달 국내 증시는 미국 중간선거를 비롯한 주요 변수들을 앞두고 있어 변동성 장세가 예상된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지난 6월 29일 96.94에서 전 거래일 44.03으로 하락하며 절반 수준을 밑돌았다. VKOSPI는 코스피200 옵션 가격을 바탕으로 향후 30일간 증시 변동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를 나타내는 지표다. 프로그램 매매를 멈추는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 발동 횟수는 지난 7월 15회에서 지난달 5회로 줄었다. 전체 거래를 중단시키는 주식일시매매정지(서킷브레이커)는 지난 7월 4차례 발동됐으나 지난달에는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반면 지난달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25조7707억원으로 연중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지난 6월의 절반에 그친 규모다. 투자자예탁금 역시 사상 최대치였던 지난 6월 4일 139조6947억원에서 지난달 28일 기준 98조7049억원으로 줄었다. 지난 7월 급락장에서 손실을 낸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살아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대규모 매도세도 계속되고 있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169조원 팔아 치웠다. 지난해 연간 순매도액의 약 36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월별로는 지난 1월과 지난 4월 두 차례만 순매수를 기록했다. 지난 5월부터는 4개월 연속 매도 우위가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이 빠진 자리는 기타법인이 채우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반영되는 기타법인은 2일까지 11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갔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두 회사는 지난달 20일부터 28일까지 약 10조3000억원 순매수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가 줄어든 가운데 순환매는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200 동일가중지수는 시가총액 규모와 상관없이 200개 구성 종목 모두에 동일한 비중을 부여해 산출하는 지표로 시총이 큰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의 상대적 강세를 파악할 때 주로 활용된다. 지난달 코스피가 3.4% 오르는 동안 코스피200 동일가중지수는 10.8% 상승했다.

개인 자금은 코스피에서 코스닥으로도 이동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개인은 코스닥에서 약 2조1582억원 사들였다. 지난 7월 약 3335억원 순매도했던 것과는 상반된 흐름이다. 코스닥 지수는 지난 한 달간 16% 뛰어 코스피 상승률(3.4%)을 크게 앞질렀다.

이달 국내 증시 흐름을 좌우할 주요 변수는 크게 △3분기 기업 실적 눈높이 조정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오는 11월 3일로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 세 가지로 꼽힌다.

먼저 지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9월의 평균 수익률은 -0.68%로 12개월 가운데 가장 낮았다. 여기에 주요 상장사들의 실적 전망치가 잇따라 하향 조정되고 있어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뜻하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키울 핵심 변수로 꼽힌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지난달 28일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물가 경계감을 강하게 드러내며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오는 11월 3일로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 또한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지난 1980년 이후 집권당이 중간선거에서 승리했을 때 11월의 코스피 평균 수익률은 9.9%였지만 패배했을 때는 2.7%에 그쳤던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시장을 둘러싼 변수들이 모두 부담 요인만은 아니다. 실적 전망과 외국인 수급 일부 지표에서는 코스피의 하방을 지지할 만한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달보다 2% 높아진 989조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비반도체 업종의 실적 전망치도 오르면서 △에너지 △조선 △운송 △기계 등으로 개선세가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의 매도 강도도 다소 약해진 것으로 파악돼 업계 일각에서는 투자 심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연준의 금리 동결 기조와 미 재무부의 재정정책이 결합하는 '베센트-워시 공조'를 통해 장기국채 금리가 정점을 통과하고 점진적 하향 안정화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며 "우호적인 금리 환경이 조성되고 환율이 안정되면서 반도체와 조선 등 주도주를 중심으로 코스피가 6700~8100선 내에서 계단식 정상화 흐름을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