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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법원,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최종 인가……파산 위기 넘기고 정상화 시동

정보운 기자 2026-09-02 17:37:59

회생채권자 75.9% 찬성…법원, 관계인집회 직후 인가

미지급 납품대금 5032억원·상품 공급 정상화는 과제

홈플러스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법원이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을 최종 인가하면서 홈플러스가 회생절차 폐지와 파산 위기에서 벗어나 경영 정상화를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어 회생을 위한 최대 고비는 넘었지만 5000억원이 넘는 미지급 납품대금 상환과 상품 공급 정상화, 점포 매각과 인수합병(M&A) 등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정준영 법원장)는 2일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심리·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를 열고 회생계획안이 가결되자 곧바로 인가 결정을 내렸다. 법원 인가는 홈플러스가 제출한 계획에 따라 채무를 갚고 경영 정상화를 추진할 수 있도록 공식 승인한 것이다.
 
법원, 회생안 즉시 인가…회생채권자 75.9% 찬성
이날 표결에서는 △담보가 설정된 채권을 보유한 회생담보권자 △일반 회생채권자 △주주가 각각 회생계획안에 대한 찬반 의사를 밝혔다.

회생담보권자와 주주는 각각 100%가 회생계획안에 찬성했고 회생채권자 찬성률은 75.9%를 기록했다. 회생계획안 가결에 필요한 기준은 회생담보권자 75% 이상, 회생채권자 66.7% 이상, 주주 50% 이상이었다. 재판부는 채권자 3분의 2 이상이 동의하는 등 인가 요건을 충족했다고 판단했다. 이번 인가로 홈플러스는 지난 7월 회생절차 폐지 결정 이후 두 달 만에 다시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7월 3일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운영자금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이후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조달 방안이 마련되면서 같은 달 21일 폐지 결정을 취소했고 홈플러스는 8월 13일부터 전국 67개 주요 점포의 영업을 재개했다.

법원 인가가 곧바로 회생절차 종료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에 따라 채무 변제를 시작하고 계획을 정상적으로 이행해야 법원이 회생절차를 종결할 수 있다. 반면 변제가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회생절차가 다시 폐지되고 파산 절차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5032억원 납품대금 상환…인가 이후도 과제
회생계획안이 법원 문턱을 넘었지만 실제 계획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현금 확보가 관건이다.

회생계획을 검토한 조사위원 삼일회계법인은 영업을 통한 현금 창출과 자가점포 매각, 신규 차입 계획 등을 종합할 때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을 실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납품업체와 임직원 등 공익채권자들의 분할상환 동의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공익채권은 기업이 회생절차를 밟더라도 일반 회생채권보다 먼저 갚아야 하는 채무다. 홈플러스가 지급하지 못한 납품대금을 비롯해 임금, 퇴직금, 세금, 4대 보험료, 임대료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공익채권자는 이날 관계인집회에서 회생계획안에 직접 표를 행사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분할상환에 동의하지 않은 채권자가 즉시 지급을 요구하면 홈플러스가 단기간에 마련해야 하는 자금이 늘어날 수 있어 회생계획의 실행 가능성을 좌우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관계인집회를 앞둔 지난 1일 기준 공익채권자의 분할상환 동의율은 64.4%로 집계됐다. 물품대금 채권자 66.2%, 임직원 88%가 분할상환에 동의했으며 정부기관들도 동의에 참여했다.

특히 홈플러스가 납품업체에 지급하지 못한 물품대금은 5032억원에 달한다. 홈플러스는 공익채권을 일정 기간에 걸쳐 전액 상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납품업체들의 협조를 끌어내는 동시에 실제 변제 재원을 확보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납품업체 문제는 매장 정상화와도 직결된다. 현재 일부 상품은 홈플러스가 대금을 먼저 지급해야 공급받을 수 있어 운영자금 범위 안에서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납품이 원활하지 않으면 상품 구색이 줄어 매출 회복을 제약하고 매출이 충분히 늘지 않으면 다시 납품대금 상환 여력이 떨어질 수 있는 구조로 이어진다.
 
매출 회복세…점포 매각·M&A로 정상화 추진
영업 지표는 점포 재개장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전국 67개 점포가 정식 영업을 재개한 지난달 13일부터 30일까지 매출은 1164억원으로 영업 중단 전 같은 기간보다 57% 증가했다. 이 기간 고객 수는 38%, 구매회원 수는 255% 늘었다.

다만 최근 매출 증가가 재개장과 할인행사에 따른 일시적인 효과인지 지속적인 영업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 상품 공급을 정상화하고 안정적인 매출과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는 것이 회생계획 이행의 전제가 되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회생계획 인가를 계기로 자산 매각과 추가 자금 조달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적자 점포를 정리하고 폐점한 자가점포 가운데 19곳을 매각해 채권 변제 재원을 확보하는 한편 남은 사업을 대상으로 인가 후 M&A(인수·합병)도 추진할 계획이다.

결국 법원 인가로 홈플러스가 당장의 파산 위기는 넘겼지만 실제 회생 여부는 향후 계획 이행에 달렸다. 미지급 납품대금을 계획대로 갚으면서 상품 공급과 매출을 정상화하고 점포 매각과 신규 자금 조달, M&A까지 차질 없이 진행해야 경영 정상화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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