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용혜인, 2주 만에 성평등부 장관 후보 사퇴

선재관 기자 2026-09-13 12:54:21
지명 14일 만·인사청문회 전 낙마…"여당 우려 속 직무 수행 어려워" 비례대표직은 유지하고 의정활동 복귀…성평등가족부 후속 인선 불가피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자진 사퇴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후보자로 지명한 지 14일 만으로, 국회 인사청문회에 서기 전 물러났다.

용 후보자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고자 했던 결심과 함께 장관 후보직을 내려놓겠다”며 “대통령께서 큰일을 맡겨주신 데 감사드리며 소임을 다하지 못해 송구하다”고 밝혔다.

사퇴 결정에는 더불어민주당의 거취 요청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용 후보자는 민주당으로부터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않은 상황을 고려해 결단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무위원은 국회와 정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협력을 끌어내야 한다”며 “여당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직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민주진보 진영의 연대를 이어가기 위해서도 사퇴가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기본소득당 신지혜 최고위원은 민주당 지도부의 의사가 전날 전달됐고 당 지도부 논의를 거쳐 사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별도로 소통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제가 알기로는 없었다”고 답했다.

용 후보자는 지명 직후부터 장관에 임명되더라도 기본소득당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혀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은 법률상 허용된다. 논란은 위법 여부보다는 비례대표직을 유지한 채 행정부에 참여하는 것이 국민 눈높이에 맞느냐는 정치적 문제에 집중됐다. 배우자의 당직 임명 과정과 기본소득당 운영을 둘러싼 의혹도 제기됐으며, 용 후보자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어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인사청문회에서 소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초기에는 청문 절차를 지켜보겠다는 태도를 보였지만 당내 공개 비판이 이어지면서 사실상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쪽으로 기울었다. 용 후보자도 여당의 협조를 얻기 어려운 상태에서는 장관직 수행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용 후보자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겸허하고 성숙한 자세로 의정활동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별도의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아 기본소득당 비례대표 의원직은 유지할 전망이다.

한편 이번 사퇴로 성평등가족부 장관 인선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앞서 같은 부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던 강선우 민주당 의원도 논란 끝에 자진 사퇴했다. 청와대는 후임 후보자를 새로 물색해야 하며, 검증 과정과 지명 시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