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한국 정부의 디지털·플랫폼 규제 움직임에 강력하게 반발하며 18일(현지시간) 예정됐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 이행 회의를 전격 취소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국회의 플랫폼 규제 입법과 쿠팡 등 미국 상장 기업에 대한 조사 강화를 자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로 규정하고 실력 행사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18일 폴리티코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USTR은 이날 열리기로 되어 있던 한미 FTA 공동위원회 비공개회의를 취소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 10월 양국이 통상 프레임워크를 업데이트한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공식 일정이었다.
회의 취소의 주된 배경은 한국의 디지털 규제 강화 움직임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 국회가 추진 중인 플랫폼 규제 법안들이 미국 기업을 부당하게 차별하지 않기로 한 기존의 통상 합의를 위반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최근 한국 국회 국정감사에서 쿠팡과 같은 미국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 관련 조사와 규제 압박이 거세진 점을 문제 삼았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이를 명백한 ‘규제 과잉’이자 미국 기업에 대한 불공정 대우로 간주하고 있으며 한국의 디지털 정책 신뢰도를 훼손하는 사례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앞선 한미 통상 협의 과정에서 한국이 규제안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무역법 301조(슈퍼 301조) 조사를 통해 관세 부과 등 보복 조치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하며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USTR 측은 회의 취소와 관련해 공식적인 논평을 거부했으나 내부 소식통은 “미국 행정부는 한국이 디지털 약속을 포함한 우선순위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디지털 정책을 둘러싼 양국 간 이견으로 인해 회의가 내년 초로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사태는 최근 미 하원 청문회에서 제기된 한국 규제에 대한 비판과 맞물려 한미 통상 관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테크 기업 보호를 기치로 내걸고 있는 만큼 향후 한국의 플랫폼 법안 처리 과정에서 양국 간 통상 마찰이 격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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